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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200m 역대 선수권 첫 금, 자메이카의 환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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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자메이카의 베로니카 캠벨브라운(맨 왼쪽)이 2일 대구스타디움에서 열린 세계육상선수권 여자 200m 결승에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하고 있다. 캠벨브라운은 결승선 20m를 앞두고 앞서 가던 카멀리타 지터(미국)를 앞지르며 짜릿한 역전 우승을 차지했다. [대구 AP=연합뉴스]


결승선을 가장 먼저 통과하며 우승이 확정되자 베로니카 캠벨브라운(29·자메이카)은 새파란 몬도트랙에 주저앉아 흐느꼈다. 잠시 뒤 일어선 캠벨브라운의 눈가는 눈물 자욱으로 얼룩졌으나 얼굴에는 환한 미소가 가득했다. 그러곤 자메이카 국기를 어깨에 걸치고 트랙을 돌며 우승의 기쁨을 만끽했다. 200m에서 세계육상선수권 첫 금메달의 감격이 그의 가슴을 울렸다.

 캠벨브라운은 2004·2008년 올림픽 여자 200m 2연패를 차지한 자메이카 단거리의 여왕이지만 세계육상선수권 200m에서는 아직 타이틀이 없었다. 2007년 오사카 대회와 2009년 베를린 대회에서 연속으로 앨리슨 필릭스(26·미국)에게 밀려 2위에 머물렀다.

이번 대회 절치부심했으나 100m에서 또다시 카멀리타 지터(32·미국)에게 금메달을 내주며 2위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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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만 캠벨브라운에게 더 이상 2인자 설움은 없었다. 그는 2일 대구스타디움에서 열린 세계육상선수권 여자 200m에서 22초22의 올 시즌 최고기록을 세우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자메이카의 역대 첫 세계선수권 여자 200m 우승일 뿐 아니라 그를 2인자로 만든 지터(22초37)와 필릭스(22초42)를 각각 2위와 3위로 밀어내고 차지한 금메달이라 더욱 감격스러웠다. 캠벨브라운은 지터의 이번 대회 3관왕 꿈과 필릭스의 세계선수권 200m 4연패 꿈을 접게 했다.

 캠벨브라운은 경기 시작 전 긴장한 듯 굳은 얼굴로 마음을 진정시키는 데 신경 쓰는 모습이었다. 선수 소개가 진행되자 살짝 웃으며 양손을 입술에 대는 동작으로 여유를 찾았다.

 5번 레인에 선 캠벨브라운은 총성이 울리자 가장 먼저 뛰쳐나갔다. 출발반응속도 0.151초는 8명의 주자 중 가장 빨랐다. 곡선주로에 들어서면서 6번 레인 샬론다 솔로몬(26·미국)을 따라잡더니 직선주로에 가장 먼저 들어섰다. 막판에는 더욱 힘을 냈다. 캠벨브라운이 가속도를 붙이며 질주하자 지터(4번 레인)도, 필릭스(3번 레인)도 더 이상 따라잡지 못했다.

 자메이카 여자 단거리는 캠벨브라운의 금메달로 명예를 회복했다. 이번 대회 자메이카 여자 단거리는 캠벨브라운의 우승 전까지 금메달을 따내지 못했다. 캠벨브라운은 환하게 웃으며 “선수권대회 200m에서 첫 우승을 차지했다. 잊을 수 없는 하루다”라고 우승 소감을 말했다.

대구=허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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