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리 파커 (CHARLIE PARKER)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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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토 색소폰이라는 악기를 다루며 찰리 파커를 이야기하지 않을 순 없을 것이다. 재즈 팬들에게는 거대한 상징적인 존재로 군림하고 있는 찰리 파커는 그가 비밥을 창시했다는 이분법적인 사고가 아니더라도 비밥의 태동에 깊이 관여하며 모던 재즈의 새로운 길을 제시하였다고 볼 수 있다.

그의 많은 앨범들 중에는 음질이 조잡하거나 정식 녹음이 아닌 일반 인들의 녹음기로 녹음한 것들도 있어 찰리 파커의 음악을 접하는데 커다란 벽으로 작용하여 그의 연주를 듣는 팬들에게 아쉬움을 주기도 했다. 그리고 비밥 초창기의 그와 디지 길레스피 등 연주자의 기록이 1942년 미국 음악인 협회가 레코드회사에 대한 총 파업으로 그 당시의 연주 변화에 대한 자료가 부족하다. 이번에 소개하는 는 사보이에서 1945년 11월 26일 녹음된 그의 첫 리더 작이다. 천의무봉 활약하는 그의 알토 색소폰 소리와 신인 연주자 시절의 마일스 데이비스의 트럼펫 연주를 들을 수 있는 찰리 파커의 명반 중 명반이라고 감히 말할 수 있겠다. 사보이 앨범들의 공급이 원활하지 않는 단점이 있지만, 간혹 소량씩 수입되거나 인터넷에서 구입할 수 있을 것이다.

재즈 계에는 두 명의 진정한 천재가 있다고 한다. 하나는 모든 이들에게 폭 넓게 사랑을 받아온 영원한 엔터테이너 루이 암스트롱이고 다른 하나는 모든 명예와 경력을 한 순간에 잃어버린 찰리 파커이다. 그는 1928년 8월 29일 캔사스 시티 근교에서 태어났다. 아버지 찰스 파커 시니어는 노래하며 춤추는 사람이었다. 그래서 찰리 파커는 어린 시절을 레스터 영이나 벤 웹스터가 활동하던 캔사스 시티의 클럽이 있는 연예인 구역에서 생활을 하게 된다.

그러나 아버지가 일찍 세상을 떠나 홀어머니 아래서 성장하였다. 그는 혼자 독학으로 알토 색스폰을 연주하기 시작하였다. 이전 연주에서 벗어나 새로운 연주를 할 수 있었던 것도 이러한 그의 배경에서 출발한다고 볼 수 있다. 그는 레스터 영과 아트 테이텀에게 영향을 받았으며 1940년 제이 맥샨 밴드에서 처음으로 레코딩 데뷔를 한다. 그리고 같은 해에 평생의 파트너와 같은 디지길레스피와 처음으로 잼 세션을 하게 된다. 이 후 두 사람은 많은 역사를 함께 한다. 하지만 찰리는 약물과 음주, 여성 편력등으로 자신을 망가트렸다. 그가 죽을 때 그를 본 경찰이 사건 경위 조서에 30대의 그를 60대라고 기입했을 만큼 그의 몸은 망가져 있었다. 하지만 그의 음악은 우리에게 남아있다.
그리고 후배 연주인에게도 지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 그의 연주는 대단한 창조력으로 인해 같은 곡의 다른 테이크에서도 매번 다른 즉흥 연주를 들려준다.

첫 곡에서는 전형적인 버드의 인트로로 시작해 찰리와 마일스의 솔로를 들을 수 있고, 4번 곡은 그의 연주 방식을 느낄 수 있는 곡으로 열정적인 그의 솔로가 꿈틀거리는 것을 느낄 수 가 있다. 10번 트랙은 그의 대표적인 연주 가운데 F 블루스의 진행에서 인트로-알토 솔로-트럼펫 솔로-코러스순으로 연주하는 전형을 보여주고 있다. 14번 트랙에서는 발라드한 연주를 들을 수 가 있는데 그를 열정적인 연주자로만 기억하는 팬들에게 낭만적인 면을 느끼게 해주는 곡이다. 마지막 곡에서는 맥스 로치의 폭팔하는 솔로를 들을 수가 있다.

우리는 “Bird Lives!”라는 말을 볼 수 있다. 그는 오래 전 세상을 떠나지만 그의 연주는 살아서 우리에게 아직도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이 앨범은 그의 연주를 이해하는데 좋은 앨범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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