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 새 '반도체밸리'로 부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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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부고속도로 천안 나들목에서 10분 거리인 충남 천안 제2산업단지 및 외국인 전용 공단이 '반도체밸리' 로 떠오르고 있다.

1990년대 초부터 반도체 장비 및 부품 전문 중소업체들이 대거 들어서고 있다.

경기 기흥.충남 온양의 삼성전자와 경기 이천의 현대전자, 충북 청주 현대반도체(옛 LG반도체)와 1시간 안에 연결되는 지리적 이점에 수도권 인구억제책이 적용되지 않아 공장 설립이 비교적 자유로웠기 때문이다.

한국DNS는 웨이퍼에 회로를 입혀 반도체로 만드는 스피너 등 핵심 반도체 제조장비를 생산한다.

최근 개발한 'K-Spin8' 은 대당 15억원짜리 첨단장비로 만드는 곳이 세계적으로 3곳에 불과하다.

한국DNS는 내장 소프트웨어와 핵심인 로봇장치도 국산화했다.

맞은편 STS반도체통신은 반도체를 칩으로 만드는 회사로 98년 삼성전자에서 분사했다.

비메모리 반도체의 조립.검사.패키지 분야에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반도체 검사기기 제조업체인 미래산업과 리드 프레임 제작 전문인 아큐텍 반도체도 이곳에 둥지를 틀었다.

웨이퍼 소재인 실리콘 인고트를 만드는 포스코휼스, 반도체용 진공 펌프를 생산하는 성원에드워드, 반도체 금형을 제작하는 한미, 반도체 기초소재를 생산하는 프록스에어서피스 테크놀로지스 등도 가동 중이다.

이밖에도 마이크로시스텍.크린팩토메이션.스테코.에섹한국 등이 외국인 전용단지에 입주할 예정이다.

천안 인근에도 반도체 관련 업체가 들어섰다.

천안시 직산면에는 반도체 검사장비를 만드는 TSE사가, 두정동 1산업단지에는 초정밀 다이아몬드 웨이퍼 절단기를 만드는 코디스사가 자리잡았다.

STS반도체 박덕흥 사장은 "국내 반도체 산업의 역사가 30년에 이르면서 기술역량이 축적되고 전문인력이 독립하면서 대기업 중심에서 중소 전문업체로 저변이 넓어지고 있다" 고 말했다.

국내 장비의 해외수출도 점차 늘고 있다.

아큐텍반도체는 대만.말레이시아.호주 등에 거점을 두고 플랜트 및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TSE는 전체 매출에서 수출이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코디스는 웨이퍼 절단기의 원조인 일본에 이 제품을 역수출하고 있다.

그러나 천안공단의 반도체밸리화는 아직 초보단계라는 지적이다.

한국DNS 박창현 사장은 "반도체 장비의 국산화 수준은 아직 15% 정도" 라며 "핵심 기술 수입 비중을 줄이고 반도체 완성업체에서 국산화한 부품.장비를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고 지적했다.
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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