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다임러크라이슬러 제휴 가능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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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임러크라이슬러와 현대자동차간의 제휴설이 계속 제기돼 자동차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국내 자동차업계는 현대와 다임러크라이슬러가 ▶연료전지 개발 등에서 두 회사가 협력하거나▶현대차 지분을 다임러크라이슬러가 매입하는 방식으로 제휴가 이뤄져 다임러크라이슬러가 현대차의 판매망을 이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업계는 현대차가 다임러크라이슬러와 제휴해 대우자동차 인수 입찰에 참여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현대차는 대우차 인수를 계속 추진 중이며, 단독 응찰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세계적인 업체와 제휴를 꾀하고 있다.

독일의 시사 주간지 데어 슈피겔은 17일자에서 '다임러크라이슬러가 현대차의 지분 매입을 희망하고 있다' 고 보도했다. 슈피겔은 ▶다임러크라이슬러가 현대차의 지분을 직접 매입하거나▶최근 지분 34%를 인수한 일본 미쓰비시가 갖고 있는 현대차 지분(1.5%)을 늘리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다임러크라이슬러 대변인은 추측 보도에 불과하다며 논평을 거부했다.

이에 앞서 위르겐 슈렘프 다임러크라이슬러 회장은 지난달 미국 경제지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현대차와 소규모 제휴를 위한 협상을 추진 중" 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인수한 미쓰비시가 갖고 있는 (현대차)지분을 늘릴 계획을 갖고 있다" 며 "지분을 늘린 뒤 특정 프로젝트를 함께 해볼 수 있을 것" 이라고 덧붙였다.

현대차는 지난달 정몽구 회장이 "세계 5대 자동차업체로 성장하기 위해 세계 유수의 자동차 메이커와 전략적 제휴가 필요하다" 고 밝힌 뒤 이를 추진 중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다임러크라이슬러와 이야기가 오가는 것은 사실" 이라면서 "전략적 제휴를 추진하는 것이 사실이지만 아직 업체나 방식은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았다" 고 말했다.

그러나 업계 관계자는 "다임러크라이슬러는 제너럴모터스(GM).포드보다 취약한 아시아시장의 거점을 확보하기 위해 움직이고 있고, 현대차도 세계적 업체와 전략적 제휴를 추진해야 할 입장이어서 양사의 제휴 가능성이 크다" 고 진단했다.

현대차는 연료전지 분야의 개발을 위해 다임러크라이슬러가 지분 20%, 포드가 지분 15%를 출자한 캐나다 발라드사와의 기술제휴를 추진 중이다.

한편 현대차와 다임러크라이슬러는 1980년대 중반 크라이슬러 판매망을 통해 현대 쏘나타를 미국 시장에서 판매하는 방안을 협의했으나 막판에 성사되지 않았다. 현대는 또 미쓰비시자동차와 72년부터 기술 도입과 자본제휴 관계를 유지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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