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조직위-ISL사 스폰서 계약 놓고 갈등

중앙일보

입력

월드컵축구조직위원회(KOWOC)가 2002년 월드컵공식공급업자 스폰서 계약을 놓고 국제축구연맹(FIFA) 마케팅 대행사인 ISL사와 갈등을 빚고 있다.

14일 월드컵축구조직위에 따르면 지난 달 7일 공식공급업자 가운데 은행과 보험2개 업종에 대한 국내업체의 신청을 마감하고 각 3개의 은행과 보험사를 우선협상업체로 선정, 후원금 제시액수와 기타 조건을 근거로 심사를 벌이고 있다.

그러나 월드컵과 관련한 모든 계약을 ISL사가 대행하도록 한 FIFA와의 협약에 대해 조직위가 "국내 공식공급업자와의 계약만은 조직위가 해야 한다"며 이의를 제기하고 나섰다.

조직위가 이같은 이의를 제기하고 나선 것은 ISL과 국내 공식공급업자가 계약할경우 후원금이 해외로 송금돼 각종 세금을 물게 되지만 조직위가 계약할 경우 기부금으로 분류돼 각종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기 때문.

조직위의 한 관계자는 "FIFA와 공식 공급업자를 신청한 업체와의 협약 때문에 후원금 액수를 정확히 밝힐 수 없지만 대략 2개 업종에서 400억원의 후원금이 들어온다고 볼 때 ISL사와 계약시 80억-90억원이 세금으로 지출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후원금 사용내역을 ISL사와 조목조목 협의해야 하기 때문에 효율적인 자금관리가 어렵다는 것도 조직위의 주장이다.

ISL사측은 조직위의 이같은 주장에 대해 지난 3차례 월드컵 대회의 관례를 내세워 "FIFA 협약을 어기면서까지 계약권을 조직위에 넘겨 줄 수 없다"고 맞서고 있다.

조직위는 ISL사와 이견이 계속되자 지난 달 31일 서울에서 열린 FIFA 사무총장회의에서 장 루피넨 FIFA 사무총장에게 계약권 이양을 강력히 요구했고 이달 28일스위스에서 열리는 FIFA 집행위원회의에서도 이를 제안할 방침이다.

최창신 조직위 사무총장은 "세계가 변하고 있는데 과거의 잣대로 2002년 월드컵을 보아서는 안된다"며 "ISL사와 합의를 보지 못한다면 FIFA 고위급에게 협약의 비합리성을 지적하고 개선을 촉구하겠다"고 말했다.(서울=연합뉴스) 최태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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