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성마비 딛고 박사 된 48세 김재익씨 “내 논문 장애인 고용에 보탬 됐으면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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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뇌성마비 1급 장애인 김재익(48·사진)씨가 대구대에서 박사학위를 받는다. 논문 제목은 ‘뇌성마비 근로자의 직업 유지에 미치는 예측 요인에 관한 연구’. 뇌성마비 1급 장애인이 박사학위를 받은 것은 그동안 몇 차례 있었지만 김씨처럼 뇌성마비 관련 논문으로 받는 건 처음.

 그는 직업재활사로 일하면서 중증 장애인의 고용 활성화를 위한 정책 마련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2006년 44세 늦은 나이에 대구대 직업재활학과 박사과정에 입학했다. 그리고 아내와 함께 전동 휠체어를 타고 매주 2∼3차례 대구와 서울을 오가며 공부해 19일 박사학위를 받는다.

 그는 태어나자마자 앓은 열병으로 뇌성마비 1급이 됐지만 초·중·고를 진학할 때마다 이사 등 부모의 지극 정성으로 동아대에서 철학으로 학사와 석사를 받았다. 그리고 대구대 직업재활학과에 진학해 석사과정을 마쳤다.

 문제는 취업이었다. 50곳이 넘는 기업체에 이력서를 냈지만 모두 거절당했다. 다행히 지인이 그에게 기회를 줘 전북 장애인종합복지관 직업재활사에 취직했다. 2006년에는 서울 강남에 ‘Good Job 자립생활센터’를 설립해 중증 장애인을 위한 자립생활지원 조례를 제정하는 등 다양한 권익옹호 활동으로 2007년 대통령이 수여하는 ‘장애극복상’을 받았다.

 김씨는 “뇌성마비는 15개 장애 유형 중 가장 취업이 어렵다”며 “이번 연구가 중증 장애인의 고용 활성화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송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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