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공부의 신 프로젝트] 수능 1개 등급 올리기 외국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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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가 진행하는 ‘수능 1개 등급 올리기’ 외국어영역 2회차 수업이 있던 지난달 27일 서울엔 104년 만의 기록적인 폭우가 내렸다. 3회차 수업이 진행된 지난 11일에는 서울 낮 기온이 31도를 넘었다. 줄줄 흐르는 땀에 윗옷이 금세 젖을 정도였다. 그러나 기록적인 폭우도 찜통 더위도 이들의 학구열을 꺾진 못했다. 수업을 듣기 위해 11일 서울 도곡동 티치미대입학원에 모인 40여 명 학생의 표정에선 ‘이번이 기회다’라는 굳은 각오가 읽혔다.

글=정현진 기자
사진=김진원 기자

김찬휘 대표가 ‘수능 1개 등급 올리기’ 외국어영역 수업에 참가한 학생들에게 EBS변형 출제에 대해 강의하고 있다. [김진원 기자]

“다음 문제는 목적론적 역사관이라는 상당히 어려운 소재를 다룹니다. 고난도 문제라 할 수 있죠. 자, 돌발질문 들어갑니다. 문제의 (A) 부분에 ‘the former’와 ‘the latter’ 중 어떤 어휘가 적당할까요?” 티치미 김찬휘 대표의 질문에 학생 3분의 2가량이 ‘the former’에 손을 들었다. 김 대표가 정답이 아니라고 하자 학생들이 의아해했다. 학생 대부분은 ‘the former’와 ‘the latter’를 어휘 뜻 그대로 이해하고 ‘전자’와 ‘후자’로 해석했다.

김 대표는 “지문 전체를 보고 문맥 속에서 의미를 파악하지 못하고 빈 칸을 채우는 데만 급급해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바로 뒤의 문장을 보면 ‘the latter’가 ‘the original’의 문맥적 반대 개념으로, 현대적이라는 의미의 지문 핵심을 가리키는 지시어라는 것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제야 학생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김 대표의 설명을 하나라도 놓칠세라 열심히 필기를 했다.

이 문제는 EBS교재와 연계 출제됐던 6월 모의평가의 빈칸 완성 문제를 김 대표가 변형해 출제한 것이다. ‘수능 1개 등급 올리기’ 외국어영역 수업은 이처럼 EBS 연계 출제를 분석하고, 다양한 변형 사례를 살펴보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지난달 21일 시작해 하루 4시간씩 총 4회에 걸쳐 18일까지 수업이 이어진다. 김 대표는 “EBS 연계 출제가 강조되고 있는 해인 만큼 기출문제 한 문제당 최소 5문제 이상 유사문제를 풀어 응용력을 길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EBS 변형 독해를 이번 ‘수능 1개 등급 올리기’ 수업의 핵심 주제로 잡은 이유다.

강준석(수원 청명고 3)군은 “강의를 들으면서 ‘아, 이런 식의 변형이 가능하구나’란 것을 조금씩 알게 됐다”며 “내게 부족한 2%를 찾은 느낌”이라고 말했다. 강군은 수업이 끝나면 집에 돌아가 EBS 문제집을 다시 펼쳐본다. 어법 문제는 빈칸 추론 문제로, 문법 문제 지문은 주제 찾기 문제로 변형시켜보는 등 ‘변형의 패턴’을 익히는 데 주력한다. 강군은 지난 겨울방학에 이어 이번에도 외국어영역 수업에 참가했다. 지난해까진 외국어영역 성적이 2등급에서 5등급까지 변동이 심해 불안감이 컸었다. 지난 겨울방학 때 이 수업을 들으면서 어휘에만 의존해 독해하던 습관을 고쳤다. 구문과 절을 분석하고, 지문 전체를 읽는 등 시야를 넓혔다. 강군은 “지금은 2등급 최상위권까지 성적을 끌어올렸다”며 “이번 수업에서 수능 실전 감각을 익혀 1등급에 도전해보겠다”고 다짐했다.

유지원(서울 문영여고 3)양은 “EBS 연계 출제와 변형 문제를 자세하게 다룰 줄 몰랐었다”며 “포기 직전까지 갔던 외국어영역이었는데, 다시 희망을 품게 됐다”며 환하게 웃었다. 이어 “싫어하던 과목인데, 지난 폭우 땐 걱정하시는 부모님도 뒤로 하고 수업을 들으러 집을 나섰다”고 했다.

정주희(서울 동명여고 3)양도 ‘외국어영역을 포기해야 하나’라는 갈등을 심하게 했었다. 언어·수리는 공부를 하면 그만큼 성적이 나오는데 외국어영역은 아무리 해도 제자리 걸음을 해서였다. 지난 6월 모의평가에선 시간에 쫓겨 7~8문제를 풀지 못하고 답을 찍었다. ‘그것만 풀었어도 2등급인데…’라는 아쉬움이 컸다. 주양은 “한 문제를 여러 유형으로 바꿔 풀면서 자신감이 조금씩 붙었다”며 “실전 모의고사로 시간 조절 연습을 더하면 성과가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수능 1개 등급 올리기= 중앙일보가 수험생들의 학습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진행하는 ‘공부의 신 프로젝트’의 방학 프로그램. 고3 수험생과 재수생을 대상으로 하며, 언어·수리·외국어 등 세 영역에 걸쳐 수업을 진행한다.

김찬휘 강사의 ‘외국어 1등급을 위한 핵심원리’

1. 한 부분만 땜질하지 말고 골고루 공부하라.

많은 학생들이 독해·어휘·빈칸 완성 등 자신이 약한 부분만을 골라 학습량을 늘린다. 그러나 구문(어법)이 약해 독해문제를 틀리고, 해석이 안 돼 어법문제를 틀린다. 어휘가 약하면 빈칸 완성 문제에 약하다. 모든 부분들이 얽혀있다는 것이다.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고르게 학습해야 한다.

2. 독해를 잘하려면 어법·관용구를 더 공부하라.

수능 외국어영역에 어법문제가 2개 밖에 안 돼 어법을 소홀히 하는 학생들이 많다. 어법과 관용구 공부가 부족하면 문장의 구조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해 빈칸 완성에 취약하다. 당연히 고난도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 모르는 어법과 관용구가 나올 때마다 별도로 정리해 꾸준히 외워야 한다.

3. 변별력 높은 빈칸 완성을 정복하기 위해 독해력을 먼저 다져라.

빈칸 완성 문제는 학생들이 가장 어려워하고 많이 틀리는 유형이다. 이 문제를 풀기 위해선 빈칸을 채우는 ‘기술’이 아니라 독해력이 필요하다. 대개 빈칸 완성 문제의 지문은 다른 지문에 비해 글의 수준이 높아 독해가 어렵다. 영어어휘는 고사하고 빈칸에 넣을 한국말도 찾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대비하려 하지 말고 원칙으로 다시 돌아가 독해력을 먼저 다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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