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00 지지선을 놓고 며칠째 지루한 공방을 벌이던 코스피시장이 외국인 투자자의 귀환에 힘입어 화끈하게 올랐다. 16일 코스피지수는 지난 주말보다 86.56포인트 오른 1879.87로 장을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역대 셋째로 큰 상승폭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10월 30일 115.75포인트(11.95%) 오른 게 역대 최대 상승폭이다. 그 다음은 2007년 8월 20일의 93.2포인트다.
외국인 투자자는 이날 열흘 만에 ‘사자’로 돌아서 6616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코스피지수가 급등하면서 달러당 원화가치도 전 거래일보다 8.5원 오른 107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하루 동안 9.1원 상승했던 6월 30일 이후 두 달 반 만에 가장 큰 원화가치 상승폭이다. 유로화가 강세로 돌아서며 달러화가 약세를 보인 점도 원화가치 급등에 영향을 미쳤다. 시중은행 외환딜러는 “원화가치는 국내외 금융시장이 불안한 만큼 당분간 변동성이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날 외국인의 ‘사자’ 행렬은 전날 뉴욕증시가 구글과 모토로라의 인수합병(M&A)이라는 호재 덕분에 사흘 연속 상승한 데 따라 크게 호전된 투자심리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반면 개인과 기관은 차익 실현에 나서 각각 3974억원, 1910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안혜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