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인 우주정거장 미르호 소생

중앙일보

입력

러시아의 유인 우주정거장 미르호가 소생한다. 러시아 우주인훈련센터는 3일 세르게이 젤라틴 선장과 우주 기술자 알렉산드르칼레리 등 두명의 러시아 우주인이 4일 오전 9시 1분(모스크바 시간) 카자흐스탄의바이코누르 기지에서 `소유즈-TM'' 우주선을 이용해 미르를 향하게 된다고 밝혔다.

재정난으로 지난해 8월 3명이 우주인이 철수한 이후 무인 우주정거장으로 방치돼 온 미르에 다시 우주인이 향하게되는 것이다. 러시아인으로는 28번째 미르호를 방문하게 되는 젤라틴 선장 등은 약 70일동안 미르에 체류하면서 미르호의 운항 재개, 훼손부위 수선, 태양열 건전지 및 전기시스템 수선과 우주유영 등 임무를 수행하게된다.

당초 3년을 목표로 지난 86년 발사된 미르호가 14년이 지난 현재 다시 유인정거장으로 거듭날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이다. 미르호는 6개 부분으로 구성돼 있으며 27개국 전문가들이 그동안 11.5t의 각종장비들을 부착해 놓은 현존하는 유일한 우주정거장이다.

그동안 1만6천건이 넘는 실험이 이뤄졌으며 24건의 다국적 프로그램이 이곳에서 실현됐다. 당초 올 상반기중 태평양상에 폐기될 예정이었던 미르호가 소생하게된 것은 미국계 다국적 기업인 골드 앤드 어팰(Gold & Appel S.A)사(사)가 지난 1월 미르호의운영자금 2천만달러를 약속한데 이어 지난 2월에는 러시아 정부의 위탁에 따라 91년부터 미르를 운영해 오고 있는 에네르기야사와 합작사인 미르코프(MirCorp)를 설립됐기 때문.

이 계약에 따라 에네르기야는 미르의 안전과 지상통제를, 미르코프는 광고유치를 비롯한 투자원 물색 작업을 벌이게 된다.미르코프가 밝히는 미르의 생명 연장(재원조달) 방안은 다양하다.

제프리 만베르 미르코프 사장은 투자자들이 현재 미르호를 여행객들을 위한우주 호텔 우주 실험실 영화 촬영장 등으로 전환하길 바라고 있다고 전했다.

그가 소개한 1인당 미르호 관광 경비는 줄잡아 2천만달러.
당초 4일 미르호 방문에 동참할 것으로 알려졌던 영화배우 블라디미르 스테클로프(52)는 영화사측의 경비미납으로 인해 이번 우주인 명단에서는 제외됐다.

미르호의 정식 지위는 `러시아 연방 정부 재산(30억달러)이며 부동산''으로 분류되고 있다. 에네르기야사는 감가상각분을 감안, 현재 미르의 가치가 15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미국과 러시아 등 16개국이 오는 2005년 가동을 목표로 새로운 우주정거장(ISS)건설작업을 수행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어떤 형태로든 미르호가 최소한 2005년까지는 수명을 연장할 수 있을 것이란 짐작을 가능하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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