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태를 둘러싼 '인간적인' 논쟁 〈최종판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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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재 선택이 과감한 영화다. 생명에 대한 존중과 인간의 기본적인 선택권, 어느 한쪽의 손을 들어주기 어려운 낙태 문제를 다루기 때문이다.

영화는 찬반에 대한 이론적인 배경만 보여주는데 그치지 않는다. 미혼모와 입양아, 낙태 경험자 등 구체적인 당사자들을 설정해 인간적인 고뇌까지 파헤치고 있다.

가까운 미래가 배경이다. 가장 보수적이라는 미국 앨라배마주에서 벌어진 한 재판이 연방법원까지 올라온다. 그리고 모든 언론과 국민이 이 재판에 주목한다.

낙태를 한 어느 여성에게 1급살인죄를 적용, 종신형을 선고한 앨라배마주의 판결에 대해 연방법원에서 어떤 결정을 내릴 지가 관심의 대상이 된다.

대법관들의 표는 4대 4로 나뉘고 연방대법관으로 새로 지명된 조지프가 결정권을 쥐게 된다.

원제인 '스윙 보트(Swing Vote)' 도 상황을 반전시킬 수 있는 마지막 표를 의미한다.

딱딱해 보이는 소재를 다루지만 극적 긴장감은 스릴러 영화 못지않게 팽팽하다.

모의 투표를 앞두고 대법관들 사이에 이루어지는 설전과 법정의 뒤편에서 이루어지는 대법관 사이의 설득 작전 등은 낯설지만 흥미로운 풍경이다.

특히 "인간은 불완전한 존재" 임을 서두에 밝히며 진행되는 마지막 판결 장면은 기억에 남을 만하다.

완전하지 못하면서도 진실에 좀 더 가까이 다가서려는 인간의 의지가 아름답게 펼쳐진다.

'언터처블' '대부3' 의 앤디 가르시아가 신참 법관역을 맡았다.

감독 데이비드 앤스퍼, 주연 앤디 가르시아.해리 벨라폰테. 1999년작. 콜럼비아 트라이스타 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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