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상 인터뷰] 美 사만텍사 존 톰슨 회장

중앙일보

입력

미국 시만텍의 존W. 톰슨 회장(50)과 데이빗 베인 기술연구소장이 본지 기자와 미국 - 한국 - 호주를 연결하는 삼각화상(畵像)인터뷰를 갖고 e비즈니스의 미래상과 해킹.바이러스의 문제점 및 해결책 등에 대한 의견을 밝혔다.

지난해 미국의 '타임디지털' 지가 선정한 가장 영향력 있는 정보통신(IT)업계 인사 50인 중 한 명으로 뽑히기도 한 톰슨 회장은 IBM의 미주지역 책임자를 역임하다 지난해 시만텍의 최고 경영자(CEO)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미국 5백 대 기업의 최고 경영자 중 유일한 흑인 CEO이기도 하다.

시만텍은 지난해 6억3천만달러의 매출을 올린 세계 최대의 인터넷 보안회사로 전세계에 2천5백여명의 직원들이 있다.

- 인터넷 등 정보통신(IT)산업의 전망을 어떻게 보나. 비관론도 만만치 않은데.

"미국은 지난 5년여간 IT산업을 '엔진' 으로 삼아 고도 경제성장을 만끽해왔다. IT산업은 이전에는 경험하지 못한 생산성 향상과 함께 엄청난 규모의 고용 창출도 이뤄내고 있다. 이는 미국 만이 아닌 전세계적인 조류다. e비즈니스에 대한 '거품론' 은 다소 과장된 것 같다."

- 해킹.컴퓨터 바이러스 등이 IT산업의 기반 자체를 흔들 것이란 우려도 커지고 있다.

"사실 지난해 멜리사 바이러스 파동으로 전세계는 치명적인 바이러스의 위력을 경험했다. 컴퓨터 바이러스나 해킹이 무서운 것은 컴퓨터 사용자 개개인 뿐 아니라 기업 경영 등에도 치명적인 위협이 된다는 점이다. 특히 우려스러운 것은 바이러스가 너무 쉽게 만들어지고 전파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것들이 e-비즈니스의 성장을 퇴보시키거나 위협하는 요인이 되지는 않을 것이다. 항공기 추락 사고는 끊이지 않지만 항공산업은 갈수록 번창하는 것처럼 IT산업 역시 해킹이나 바이러스를 막기 위한 기술 보안과 예방책이 발달할 것이다."

- 향후 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치명적인 바이러스가 있다면.

"단순히 시스템을 파괴하는 바이러스는 대부분 막을 수 있다. 앞으로 컴퓨터(PC) 안에 보관되어 있는 정보를 빼어가는, 해킹도 함께 이뤄지는 바이러스가 나타날 것으로 우려된다."

- 시만텍에서도 백신을 만들지 못한 바이러스가 있는가.

"다행스럽게 아직 한 건도 없었다. 우리 회사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바이러스 샘플을 보유하고 있다."

- 미국의 5백대 기업에서는 유일한 흑인 최고 경영인으로 알고 있다.

"내가 속한 정보통신 분야에서는 능력과 아이디어가 중요하지 인종적 배경은 문제가 안된다. 나 역시 일과 관련해서 인종.성장 배경 등엔 전혀 관심이 없다."

이날 인터뷰엔 시만텍의 아시아.태평양 지역 바이러스연구소의 베인 소장도 함께 참석, 신종 바이러스 현황과 예방책 등을 설명했다.

- 지금까지 발견된 컴퓨터 바이러스는 얼마나 되나.

"시만텍에서 파악한 바이러스는 어림잡아 4만8천여 종에 달한다. 문제는 시간이 갈수록 늘어나는 속도가 빨라진다는 점이다. 지난해만 해도 전년 대비 2백60%나 바이러스가 늘었다."

- 가장 위협적인 바이러스는.

"웜(worm) 바이러스가 가장 위협적이라고 생각된다. e메일을 통해 퍼지기 때문에 확산속도가 상상을 초월할 만큼 빠르다. 또 전자 우편 주소.비밀번호 등 사용자 정보를 빼내가기 때문에 치명적이다. 기업 비밀 정보도 유출될 수 있다. 한국에 가장 큰 피해를 주었던 바이러스도 웜 바이러스다."

- 바이러스 예방법이 있다면.

"컴퓨터 사용자들이 예방 교육을 지속적으로 받는 게 가장 중요하다. 특히 e메일에 첨부돼 들어오는 파일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표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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