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900선 넘어… 외국인 사상최대 '사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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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투자자들의 적극적인 매수에 힘입어 종합주가지수 900선이 회복됐다.

지난 3월 8일 915.94를 기록한 이후 20여일 만이다.

올들어 외국인 순매수 규모도 29일 사상 최고치를 넘어섰다.

반면 코스닥시장은 새롬기술 무상 증자 주식이 30일부터 시장에 풀려나오는 등 유.무상 증자 물량 부담에 따른 우려로 매물이 대거 쏟아지면서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 때문에 연초 코스닥시장으로 쏠렸던 투자 열기가 거래소쪽으로 방향을 바꾸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 외국인 주도 장세〓외국인은 이날도 3천억원이 넘는 순매수를 기록하며 삼성전자.현대전자 등 반도체 관련주를 대거 사들였다. 반도체 관련주가 움직이자 포항제철.한국전력 등 블루칩도 따라 올라 지수를 끌어올렸다.

반면 기관투자가들은 이날도 2천6백억원이 넘는 물량을 팔아치웠다. 특히 투자신탁의 순매도 물량이 1천4백억여원에 달했다.

대우증권 김진태 대리는 "최근 증시에선 외국인 외에 뚜렷한 사자 세력이 없는 상태" 라며 "이 때문에 외국인이 움직이는 데 따라 시장이 뒤따라갈 수밖에 없다" 고 설명했다.

◇ 이달 말이 고비〓시장이 본격적으로 살아나기 위해선 기관투자가의 팔자 공세가 수그러들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이 때문에 투자신탁.증권사의 결산일인 3월 말이 고비라는 지적이 많다.

신영증권 장득수 조사부장은 "이달 말이면 투신.증권의 결산일이 지나기 때문에 기관의 매도세가 무뎌질 것" 이라며 "이를 고비로 지수가 상승세를 탈 경우 자금이 증시 주변으로 다시 모일 수 있는 전환점이 마련될 수 있을 것" 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그러나 "코스닥시장은 올초 유.무상 증자 물량이 꾸준히 쏟아져 나올 예정이기 때문에 조정이 필요한 상태" 라고 덧붙였다.

◇ 반도체 관련주 주목〓증시 주도세력인 외국인의 매수 대상이 반도체 관련주에 집중돼 있기 때문에 당분간 반도체 관련주가 주도주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동양증권 김주형 대리는 "외국인 이외에 뚜렷한 사자 세력이 없어 반도체 관련주의 오름세가 다른 종목으로 확산되지 못하고 있다" 며 "기관과 개인의 매수세가 살아나기 전까지는 이같은 양상이 지속될 전망" 이라고 밝혔다.

장득수 부장도 "미국시장에서도 장이 불안할 때는 미래가 불투명한 인터넷 기업보다 정보통신 혁명의 혜택을 직접 보는 반도체 관련주가 주도주로 부상했다" 며 "국내에서도 약세장이 지속될 경우 인터넷 기업이 몰려 있는 코스닥에서 다시 거래소로 투자자금이 옮겨올 수 있다" 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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