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극 '비밀을 말해줄까?'… 4월 1일부터 동숭아트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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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이라면 누구나 피할 수 없는 생리문제를 다룬 독특한 심리극이 무대에 오른다.

극단 민예(대표 이태훈) 가 다음달 1일부터 20일까지 동숭아트홀에서 공연하는 '비밀을 말해줄까?' (엄인희 작.이용화 연출) 가 그것이다.

소재부터 특이하다.

생리 기간을 전후해 심리적.신체적 불안에 빠지는 '월경 전 증후군(PMS) ' 을 앓는 여성이 부각된다.

PMS 증후군에 시달리는 여성들은 일반적으로 폭력.도벽.우울증 등의 과잉행동을 보인다.

연극은 주인공 순옥이 자기 아이를 죽였다는 의심을 받고 정신병원에 수감되는 장면에서 시작한다.

이를 순옥의 주치의가 그의 애인인 다큐멘터리 영화감독 현경에게 귀띔한다. 그리고 현경은 순옥의 허락을 받아 그의 과거를 영화로 만들기로 한다.

순옥은 전과 7범. 10대부터 PMS 증후군에 걸려 생리 때만 되면 도둑질을 일삼아 감옥을 들락거렸다.

39세에 한 남자를 만나 아들을 낳았으나 출산 후에 다시 병이 재발해 아이를 혼자 두고 백화점으로 뛰어간다. 그 사이에 아이는 돌연사로 죽는다.

현경은 이런 순옥의 가슴 저린 과거를 극중극의 형식을 빌려 알게 된다.

사실 순옥은 아기를 살해한 충격을 이기지 못하고 자기 손으로 자궁을 '단죄' 하겠다고 배를 갈라 정신병원에 입원하게 된 것이다.

자신의 의지로는 제어할 수 없는 생리적 충동으로 범죄를 저지르게 된 한 여성의 내면을 촘촘하게 훑고 있다.

연출가 이용화씨는 "우리 사회에서 등한시되고 있는 PMS 증후군 환자를 통해 여성에 대한 사회의 또 다른 억압을 비판하겠다" 고 벼른다.

02-744-06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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