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주택업체들, 리노베이션·전원주택 사업 참여

중앙일보

입력

대형 주택업체들이 틈새시장을 기웃거리고 있다.

경기가 나아지긴 했으나 분양 경쟁이 치열해지고 채산성이 떨어져 주력인 아파트만으로는 먹고 살기 어려워진 때문이다. 돈만 되면 어떤 사업이든 달려드는 추세다.

주택관련 사업인 리노베이션 시장에는 이미 많은 업체들이 참여하고 있다.

현대건설.삼성물산.건영.우방 등이 왕성한 활동을 벌이고 있는데 현대는 외환은행.서울대병원.명동 옛 상업은행빌딩 등을 맡아 처리했다.

현대건설은 이밖에도 벤처기업을 지원.육성하는 '벤처 인큐베이터' 사업도 지난달부터 벌이고 했다.

리노베이션 사업 다음으로 주택업체들이 많이 덤비는 분야는 자투리 땅 개발과 전원주택 사업 등.

금호건설은 최근 '베스트빌리지' 라는 브랜드를 만들어 전원주택 사업에 참여했다.

첫번째 사업으로 용인시 구성면 동백리 향린동산 내에 땅을 확보, 15가구를 지어 팔 계획이다.

현대산업개발은 최근 소규모 땅 개발 사업을 전담하는 자회사 '아이앤콘스' 를 설립했다. 1천평 이하 나대지 등을 개발해 고부가가치 상품을 만들어 팔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매출액의 많고 적음은 요즘 아무 의미가 없다" 며 "덩치는 작더라도 수익만 제대로 창출하면 어떤 사업이든 덤벼들 수 있다" 고 설립 취지를 밝혔다.

대우건설은 올 초부터 도심형 원룸주택 '아이빌' 사업에 손댔다.

도심에서 아파트용 부지는 구하기가 어려워진 만큼 수백평 짜리만 있으면 충분히 수익성 높은 원룸사업을 벌일 수 있다는 계산에서다.

실제 지난달의 서울 2차 동시분양 때 3백여가구를 내놓아 모두 팔았다.

그러나 중소 주택업체들로부터 반발을 가져오고 있다. 안 그래도 열악한 환경의 고유영역에 대기업들이 참여함으로써 '밥그릇' 싸움에서 밀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 중소업체 사장은 "호랑이가 풀을 뜯어먹자고 덤비는 꼴" 이라며 "언젠가는 업체 난립으로 함께 망할 것" 이라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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