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섭의 프로야구 주간 전망] 코치진·선수·유니폼 바꾼 LG, 신바람 다시 불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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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신화섭 야구팀장

7월의 마지막 날, 프로야구 LG의 분위기는 긴박했다. 삼성과의 홈 경기는 우천으로 취소됐지만 코칭스태프와 프런트 직원들의 몸과 마음은 분주하기만 했다.

 뉴스가 연이어 터져 나왔다. 31일 오후 3시 LG는 김기태(42) 2군 감독의 보직을 김영직(51) 1군 수석코치와 맞바꾼다고 발표했다. 그리고 올 시즌 선수 트레이드 마감 시한을 불과 3시간 앞둔 오후 9시, LG와 넥센은 각각 심수창(30)·박병호(25)와 송신영(34)·김성현(22)을 주고받는 2대2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전날인 30일 LG는 KIA에서 웨이버 공시된 베테랑 투수 이대진(37)을 영입했다. 지난달 11일에는 김광수(30)를 한화에 보내고 유원상(25)과 양승진(24)을 데려왔다. 마치 팀명과 연고지 빼고는 모두 바꿀 것 같은 기세다. 그만큼 팀 분위기 쇄신이 절박하다는 뜻이기도 하다.

 LG는 올 시즌 초반 특유의 ‘신바람 야구’를 되살리며 선두권까지 치고 나갔다. 2002년 준우승 이후 9년 만의 가을 잔치가 눈에 보이는 듯했다. 그러나 여름 들어 마운드가 흔들리고 부상 선수들이 속출하면서 추락을 거듭했다. 42승42패로 승률은 5할에 턱걸이했고 급기야 31일에는 롯데에 공동 4위를 허용했다.

 돌파구와 충격요법이 필요했다. LG는 김기태 신임 수석코치가 젊음과 친화력으로 후배 선수들을 뭉치게 할 것으로 기대한다. 베테랑 투수 송신영과 이대진은 경험이 적은 불펜에 힘을 실어주기를 바란다. 또 LG의 ‘순혈 선수’이지만 ‘만년 유망주’에 머물고 있는 김광수·심수창·박병호 등을 과감하게 내보내 선수단에 긴장감을 불어넣었다.

 LG는 심지어 유니폼도 바꾸었다. 1990년 창단 후 20년 넘게 입었던 검정색 원정 유니폼을 밝은 회색 바탕으로 교체해 2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리는 SK와의 경기부터 선보인다. 이번 주 맞붙는 SK·한화와의 경기는 최근 잇따라 시도한 분위기 전환의 시험 무대다. ‘환골탈태’를 노리는 LG의 몸부림이 열매를 맺을 수 있을까.

신화섭  야구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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