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인형,스티커 속 깜찍한 캐릭터…85세 할머니라니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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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발의 퍼머머리에 동그란 눈, 깜찍한 표정과 귀여운 패션 센스를 지닌 꼬마소녀 캐릭터. 이는 학창시절 문구점에서 자주 볼 수 있었던 캐릭터 중 하나였다. 스티커·종이인형·필통·가방 등에 그려져 수많은 학생들의 구매 욕구를 불렀던 이 캐릭터가 현존해 있는 실제 인물이라는 것을 알고 계셨는지.

1930년대 헐리우드를 주름 잡았던 아역배우 셜리 템플이다. 4살이었던 1932년, 영화 'What's to Do?'로 데뷔한 그녀는 1950년대까지 '알프스 소녀 하이디' '소공녀' 등 50여 편의 영화에 출연하며 전세계인의 사랑을 듬뿍 받았다. 춤·노래·연기 뭐 하나 빠지는 것이 없었던 그녀의 인기는 상상을 초월했다. 당시 경제 공황으로 힘들었던 미국 사회에 재미와 웃음을 줬다 하여 '꼬마 천사'로 불렸다. 프랭클린 루스벨트 전 미국 대통령이 "미국에 셜리 템플이 있는 한 우리는 괜찮을거야"라고 할 정도였다.

이후 미국 시장에는 그녀의 얼굴이 담긴 인형·레코드판·옷·커피잔 등의 상품들이 줄지어 생산됐고 큰 매출 성과를 보였다. 우리가 보았던 스티커·종이인형 등의 문구류도 그 중 하나다. '셜리 템플'이란 이름 자체가 브랜드가 된 것이다.

하지만 그녀는 성인 배우로선 성공하지 못했다. 21살이 되던 해에 결혼과 함께 배우 활동을 그만 뒀다. 1960년대에는 가나와 체코슬로바키아의 미국 대사를 지내며 약 30년간 공직 생활을 했다.

2006년 셜리 템플은 미국 영화배우조합에서 선정한 평생 공로상을 수상했다. 당시 시상을 한 멜리사 길버트 이사장은 "어린 시절의 그녀는 뛰어난 연기로 미국을 웃게 했으며, 지난 30년간은 공직자로서 헌신적인 활동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지금은 85세의 할머니가 된 셜리 템플. 그러나 미국인들은 여전히 그녀를 두고 '영원한 소녀'라고 부르고 있다.

유혜은 리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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