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으로 계란 수출길 연 경주 농민

중앙일보

입력

경주의 한 양계농민이 일본으로 계란 수출길을 열었다.

주인공은 1996년 3월부터 감포에서 산란계 4만마리를 키우는 에덴양계농장 정연화 (鄭沿和.46)
대표.

계란값 폭락으로 어려움을 겪던 鄭씨는 98년 5월 품질을 높여 일본에 수출키로 하고 일본 JRC 배합사료 공식에 따라 닭을 기르기 시작했다. 경주의 양계연구모임 (KRC)
회원농장 3곳도 이에 가세했다.

이들은 지난해 10월 JRC사료로 생산된 계란을 국내 국립수의과학검역원에 의뢰, 성분이 우수해 수출할 수 있다는 사실을 통보받았다.

곧바로 농수축산물을 취급하는 서울 리보통상의 바이어 李창현 (69)
씨에 의뢰, 계약을 추진했다.

수출대상은 일본 전역에 체인점을 가진 구마 (群馬)
현 소재 K마트. 李씨 등은 6차례 일본을 오가며 생산된 계란의 우수성을 알렸고 다음달 10일부터 수출키로 계약을 성사시켰다.

4개 농장이 매월 1백20만개씩 개당 65원에 수출하되 계란가격이 5%이상 변동할 땐 상호협의해 가격을 조정한다는 조건이다.

계란 수출에 성공한 鄭씨는 평소 꿈이던 '농장경영' 을 위해 뒤늦게 양계업에 뛰어든 경우. "12년간 다니던 경주민속공연촌 상무직을 그만두고 퇴직금 등을 투자해 양계를 시작했습다."

그는 전국의 18개 양계농장 대표가 참여하는 KRC에 가입, 급여방식.사양관리 방법을 연구하는 등 과학영농에도 힘쓰고 있다.

국내 계란값은 지난해 6월 이후 계속 하락, 현재 생산원가에도 못미치는 개당 46원선에 그치고 있다.

계란수출 사실이 알려지자 경주시는 이들 농민에게 9억원을 지원, 계란선별.세척.포장.냉장창고 등을 갖춘 계란집하장을 짓도록 할 계획이다.

황선윤 기자 <suyohw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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