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력 2월, `바람달' 속설로 예식업계 찬바람

중앙일보

입력

`음력 2월에 결혼하면 배우자가 바람이 난다'는 근거없는 속설이 퍼지면서 전국 예식장의 예약률이 크게 떨어져 예식업계가 울상을 짓고 있다.

`바람달' 속설은 영.호남지방에서 아낙네들이 종이를 태워 바람에 날리면서 한해의 액운을 쫓던 과거 풍습이 세월이 흐르면서 `대사를 피해야 하는 달'로 와전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수원 D예식장 예약담당자는 “평소 주말과 휴일의 예약건수가 10건을 넘어서던 것이 음력 2월 첫 주말인 11일에는 한 건도 없고 휴일인 12일에는 2건뿐”이라며 “바람달의 영향인 것 같다”고 말했다.

성남 A예식장과 안양 K예식장도 음력 2월 한달동안의 예약률이 평소의 30∼40%선에 머무르고 있다.

안양 K예식장 관계자는 “해마다 음력 2월만 되면 바람달의 영향으로 예식손님이 크게 떨어져 찬바람이 돈다”며 “이 기간중 예식장 이용객에게는 할인혜택을 주는 등의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역술인 이강남씨는 “음력 2월이 결혼을 피해야 하는 달이라는 근거는 주역 등 운명철학 서적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면서 “다만 `1'은 생기를 불어넣는 수(생기수)인 반면 `2'는 재난을 몰고오는 수(재난수)라고 보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수원=연합뉴스 박기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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