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3선 김효석 “수도권 출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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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석

민주당 김효석(전남 담양-곡성-구례·사진) 의원이 10일 “내년 4월 총선에서 호남 지역구를 버리고 수도권에 출마하겠다”고 밝혔다. 전남에서 3선(16~18대)을 한 그는 기자회견에서 “전통적으로 수도권을 장악해야 집권할 수 있었다”며 “기득권에 안주하지 않고 정권교체를 위한 대장정의 선봉에서 모든 것을 던지겠다”고 했다.

 -호남 지역구를 던진 이유는.

 “18대 총선 직후부터 필요하다면 몸을 던지겠다는 생각을 해왔다. 새로운 인재가 (당선 가능성이 큰) 지역에서 성장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주는 것도 내가 지역을 위해 할 수 있는 선택이라고 생각했다.”

 -지역구는 결정했나.

 “당의 의견을 충분히 듣고 전략적으로 필요한 지역이라면 어디든 나설 생각이다.”

 -당내 호남 물갈이론과 관련이 있나.

 “호남은 항상 기득권이고, 기득권은 물갈이 대상이라는 등식에 동의하기 어렵다. 호남은 호남대로 누군가 지켜야 할 곳이다.”

 당 지도부도 힘을 실어줬다. 민주당 손학규 대표는 9일 김 의원의 결심을 미리 전해 듣고 나서 “새로운 변화를 위해 먼저 행동에 나서줘 고맙다”고 했다고 한다. 정장선 사무총장도 “이런 흐름이 계속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의 수도권 출마 결심은 최근 민주당에 불고 있는 ‘중진 의원 격전지 전진배치론’과 무관치 않다. 지역구(전북 무주-진안-장수)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던 정세균 최고위원은 서울 종로 출마를 검토하고 있다. 호남 현직 의원 2~3명도 수도권 출마를 모색하고 있다. 민주당의 호남 출신 중진들이 수도권행을 고려하는 데는 수도권 민심이 한나라당에서 멀어져 가고 있다는 판단도 작용하고 있다. 한나라당에서조차 “이러다 수도권에서 대패하는 것 아니냐”고 걱정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만큼 호남에서 기득권을 누리기보다 수도권에 도전하는 선택을 할 경우 ‘호남 물갈이론’을 비켜갈 수 있다는 생각도 했다고 한다.

 과거 사지(死地)로 불리던 영남에 뛰어드는 당내 중진들도 등장하고 있다. 전북 전주 완산에서 4선을 기록한 장영달 전 의원은 지난 6일 “내년 총선에서 경남 의령-함안-합천에 출마하겠다”고 했다. 손 대표와 가까운 김부겸 의원도 고향인 대구에서 출마하는 문제를 검토하고 있다. 김영춘 최고위원은 부산 출마 의사를 밝힌 상태다.

강기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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