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총수들 휴가는 ‘방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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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9면

왼쪽부터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정몽구 현대차 회장, 구본무 LG 회장.


올해도 대다수 대기업 총수는 여름휴가를 평소처럼 집에서 독서와 경영 구상을 하며 보낼 계획이다.

 10일 삼성그룹에 따르면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아직 휴가 일정을 잡지 못했다. 삼성 관계자는 “올해도 이 회장은 휴가를 한남동 자택에서 조용히 보낼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평창 겨울올림픽 유치에 성공해 마음의 짐을 덜어낸 만큼 푹 쉬면서 그룹의 미래 전략 세우기에 골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몽구 현대차 회장과 구본무 LG회장, 허창수 GS 회장, 김승연 한화 회장, 박용현 두산 회장 역시 자택에서 하반기 경영 구상에 몰두할 것이라고 각 그룹 관계자들이 전했다.

 대기업 총수들은 예년에도 여름휴가를 주로 집에서 보냈다. 평소 해외 출장이 많아 휴가 때는 오히려 집에서 푹 쉬는 것을 선호했다. 그러면서 장기적 관점에서 그룹의 경쟁력을 점검해 보는 시간을 가졌다. 경영학계에서는 이런 총수들의 휴가를 ‘생각 주간(think week)’이라 부르기도 한다. 특히 올해는 내수를 살리기 위해 여름휴가를 국내에서 보내자는 분위기까지 퍼져 총수 대부분이 집에서 머물 것으로 재계에서는 보고 있다.

 일부 총수는 휴가를 반납했다. 하이닉스 인수전에 뛰어든 최태원 SK 회장, 이마트의 동남아 진출을 추진하는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등이다.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유치위원장이기도 한 조양호 한진 회장은 유치위를 조직위원회로 바꿔야 하는 과제가 발에 떨어져 휴가를 갈 만한 짬이 없다는 게 그룹 측의 얘기다.

 일부 전문경영인은 휴가 대신 해외 출장에 나선다. 현대중공업 이재성 대표와 각 사업본부장은 7월 말부터 10여 개국을 돌며 해외 현지 직원을 만날 예정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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