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를 카네기스쿨에 보낸 어머니 2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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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승주양은 중학교 때 내내 『카네기 인간관계론』을 읽고 중학교 졸업선물로 카네기스쿨에 보내달라며 부모를 졸랐다. 엄마 김옥희(48·서울 강남구왼쪽)씨는 수강료가 부담 돼 잠깐 망설였지만 딸이 원하는 데다 인간관계에도 도움이 될 것같아 승락했다. 김씨는 카네기 코스를 마친 후 딸의 태도가 확연히 달라졌다고 칭찬했다. 주위에서 이양이 ‘달라졌다’는 평가를 들을 정도다. 김씨는 “카네기스쿨에서 사람들과 더불어 살아가는 법을 배운 것 같다”며 웃었다.

 몇 년 전만해도 이양이 집에서 공부를 하면 집안 식구 모두가 숨을 죽였다. TV도 맘놓고 켜지 못하고 이야기도 소곤소곤 나눴다. 동생들의 목소리가 커지면 어김없이 방에서 이양이 뛰쳐나와 ‘시끄럽다’며 언성을 높였다.

 “승주는 공부를 즐기는 스타일이에요. 공부할 때 엔돌핀이 나온대요. 재미있는 공부를 하는데 방해가 되니 화가 났던 거예요.” 하지만 카네기스쿨에 다녀온 후 이양은 두 동생에게 자상한 언니·누나이고, 부모에겐 항상 존댓말을 하는 예의 바른 딸이 됐다.

 권혜은(41·서울 강남구오른쪽)씨는 아들 원현준군이 진정한 리더에 대해 알고, 사람들과 소통을 잘하는 리더로 키우고 싶은 생각에 카네기스쿨에 보냈다. “비용이 만만치 않았지만 아이가 자기 자신에 대해 성찰하고 행복했으면 하는 바람에 결정했어요.”권씨는 아들이 공부 잘하는 1%가 아니어도 명확한 비전을 가지고 열정적인 삶을 살기를 바랐다. 실제 카네기스쿨을 마치고 코치로 활동하면서 원군은 점점 자기 삶의 주인공이 돼 가고 있었다. 친구들을 이해하는 폭도 깊어졌다. “현준이는 사람에게 관심이 많아요. 사람들 속에서 우뚝 서기보다 여러 사람에게 자신이 가진 것을 나눌 수있는 리더가 된 것같아 기뻐요.”

<박정현 기자 len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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