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가, 문예진흥기금 납부 거부

중앙일보

입력

문화관광부가 추진하고 있는 입장권 전산망 사업에 반발해 전국의 극장들이 문예진흥기금 납부를 거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연초에 체결하던 문예진흥원과 서울시극장협회및 전국극장협회 사이의 모금 약정이 8일 현재까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영화상영관과 공연장에서 입장료에 포함(입장료의 6.5%)시켜 거둬들이는 문예진흥기금은 연 2백억원 규모로 영화관에서 거두는 기금이 전체의 약 90%를 차지한다.

극장업계가 이처럼 기금 모금 거부에 나선 것은 문화부가 입장권 전산망 사업을 시행하면서 특정 업체의 전산망을 국가 표준으로 삼은 데 따른 것이다.

이들은 "전산 발매가 활성화된 외국도 다수 업체가 입장권 발매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 시스팀이 뛰어나지도 않고 이용 수수료도 비싼 특정 업체 전산망에 의무적으로 연결하도록 한 것은 납득할 수 없다" 며 "그동안 국정감사 등 여러 통로를 통해 시정을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고 배경을 설명했다.

한국 컴퓨터.저스트 커뮤니케이션 등 기존 전산망 업체들도 최근 '문화부 장관이 지정하는 입장권 표준 전산망에 가입해야 한다' 는 국세청 고시가 무효라는 소송을 냈다.

이와관련, 문예진흥원은 지난 2일 문화부에 협조 공문을 보내 "영화상영관의 모금 거부 운동은 여타 부문으로 확산될 수 있고 이 경우 실질적인 제재 수단이 없어 모금제도 자체가 위기에 빠질 수 있다" 며 문화부가 능동적으로 사건 해결에 나설 것을 당부했다.

문예진흥기금은 당초 정부의 준조세 폐지 정책에 따라 없어질 예정이었으나 기금 적립금이 4천5백억원이 되는 2004년까지 유보하기로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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