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세설(世說)

도덕성 회복 운동 절실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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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서기남
CS교역 대표이사·영어강사

총선도 대선도 중요하며, G20 회의도, 4대 강 사업도 다 중요하다. 하지만 보다 더 중요한 것은 무너져가는 공권력, 사회질서, 교권, 도덕성 등 나라를 지탱하는 기둥들을 바로 세우는 것이라고 본다. 모두가 다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도덕이 땅에 떨어져서 자기 부모나 할아버지뻘 되는 어른들에게 아무런 공경심 없이 무례한 행동을 하는 요즘 젊은이들을 보면 한숨이 절로 나온다. 위아래가 없고 어른과 아이가 따로 없는 세상처럼 막가파식의 세상이 되어가고 있는 현실을 바로잡지 않고 어떻게 올바르고 정의로운 사회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인지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최근 지하철에서 20대 청년이 80대 할아버지에게 막말을 하며 달려드는 광경을 TV에서 보고 충격을 받았다. 그런데 군부대 강의를 위해 지난 토요일 오전 이촌역에서 전철을 타고 충무로역으로 가던 중 필자도 이와 비슷한 일을 겪었다. 건장한 체격(185㎝)의 젊은이가 다른 칸에서 건너오더니 별안간 구걸하는 50대 중반의 시각장애인을 밀쳐 넘어뜨리는 것을 목격했다. 필자는 너무 놀라서 젊은이의 무례한 행동을 훈계, 제지하는 과정에서 그와 몸싸움이 벌어졌다. 결국 지하철 지구대에 신고해 이 청년을 경찰에 인계했는데, 시각장애인을 넘어뜨린 것은 자기가 지나가는 데 지장을 주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기가 막혔다. 더욱 속상한 일은 고희를 앞둔 필자가 젊은이와 힘겨운 몸싸움을 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승객 어느 누구도 신고는커녕 구경만 하고 있는 현실이었다.

 요즘도 사업관계로 세계 여러 나라들을 자주 방문하지만, 이들 나라 사회의 여러 가지 도덕성과 규범들을 피부로 느끼게 된다. 한국보다 생활 수준이 많이 낮은 나라는 물론, 어느 곳에서도 우리나라에서 빈번하게 벌어지고 있는 이러한 사건들은 있을 수도 없고 상상도 할 수 없었다.

 학생·학부형이 교사를 조롱하고 폭행하는 사회, 파출소에서 난동을 부려도 경찰관이 도망치는 사회, 이런 사회에 사는 젊은 세대들이 무엇을 보고 배우겠는가. 우리 모두 (특히 공직자들) 각성하고 이제부터라도 무너져가는 사회기강을 바로 세워서 다시는 이처럼 부끄럽고 불미스러운 일들이 발생하지 않는 정의롭고 훈훈한 사회가 되었으면 한다.

서기남 CS교역 대표이사·영어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