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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승우 후보] "낙천명단 불명예 당선으로 회복하겠다"

중앙일보

입력

- 요즘 건강은?

중국에 갔을 때 골절상을 입어서 다리에 문제가 있었다. 활동에는 큰 지장 없으나 계단 등 높은 곳을 올라갈 때 좀 무리가 있다.

- 선거운동은 어떤 식으로 하는가?

의정설명회 등을 통해 유권자들을 만나고 있다. 하루에 7건 정도의 설명회를 하고 있는데, 앞으로 더 늘릴 것이다.

- 유권자들의 반응은 어떤지?

한번 할때마다 30명 정도 모이는데, 아파트 쪽은 사람이 덜 모이는 편이다.

- 정치무관심 탓인가?

그렇다. 예전과는 다르게 주민들이 정치에 흥미를 잃었다. 선거철임에도 정당가입률도 떨어지고 설명회 중에도 많은 말을 하지 않으려 한다.

- 그런 유권자들을 파고드려면 어려운 점이 많을텐데?

우리나라도 미국같은 스타일이 되지 않겠는가? 설명회 등 보다는 거리에서 유권자들에게 접근하는 게 더 효과적일 듯 하다. 단지 후원회, 모금회 등은 더 활성화되어야 하지 않겠는가?
전체적인 관심도도 떨어지고, 예전의 반독재, 민주화 등 특별한 이슈가 없어 열기가 많이 식었다.

- 유권자들이 크게 질의, 요구하는 사항은 무엇인지?

지역개발 문제다. 동대문 지역이 서울 타지역과 비교해서 워낙 낙후됐기 때문인 듯하다. 강남지역에는 이런 문제가 나오지 않을 것으로 보는데, 이 지역은 주거환경에 대한 요구가 강하다.

- 저개발된 지역을 어떻게 발전시킬지가 지역 유권자들의 주된 관심인 듯 하다. 복안이 있는지?

14, 15대 국회의원으로 개발이 덜 되었다는 지적엔 송구하다. 나름대로 많은 일을 했다고 생각하지만 초선, 재선의원으로서 할 수 있는 일에 한계가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 국회의원에 다시 당선된다면 이젠 당당한 3선 중진의원의 자리를 차지하게 된다. 중앙정치무대에서 중요한 일을 맡게 될 것인데, 그것이 지역개발에도 큰 힘을 줄 것으로 생각한다.

- 하지만 공동여당에서 야당으로 돌아선 자민련에 속해 있는데, 야당의 의원으로서 예산을 끌어오는 것이 더 힘들지 않겠는가?

16대 이후엔 대대적인 정계개편이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어떤 방향으로 개편될지는 예상할 수 없다.

- 그렇다면 당선 이후에 당을 바꿀 수도 있다는 얘긴가?

나는 내각책임제를 반드시 해야한다고 주장하는 사람이다. 만약 내각책임제를 주장하는 보수세력이 모인다면 함께 모일 수도 있을 것이다.

- 이 지역이 관심을 모으는 또 다른 이유는 민주당의 여성위원장 출신인 김희선 후보에 미스코리아 출신의 한승민 후보 등 여여대결의 구도에 노승우 의원이 끼인 형국때문이기도 하다. 다른 후보들을 평가한다면?

경쟁후보들을 평가한다는 것은 껄끄러운 일이다. 하지만 정치적 자질이 아직 검증되지 않지 않았나?

- 재산규모가 줄은 것으로 알고 있다. 정치자금은 어떻게 마련하는지?

원래 재산이 없다. 후원회도 원활하게 돌아가지 않아 어려움이 있다. 그런데 '돈 안드는 깨끗한 정치'를 하는데 유권자들이 도와줘야한다. 외국처럼 당원은 당비를 내고, 당을 지지하는 사람이라면 후원금 등으로 자신의 지지를 표명해야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그런 측면에서 국민들의 의식이 미흡하다.

- 다른 의원들에게 '국제통'이란 소리를 들을만큼 해외활동이 활발한 의원 중 한명인데, 15대 회기중 소개할 만한 치적이 있다면?

나는 중국 공산당과 한국의 정당간에 교류, 협력의 첫 물꼬를 튼 사람이다. 또 추진중인 문제이지만 아시아나 등 우리나라 국적의 항공기가 대만에 취항하는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중이다. 당시 대만과 국교를 단절할때의 우리의 무례함이 워낙 큰 상처를 입혔다. 때문에 항공기 취항문제를 떠나서 대만과 한국정부간의 신뢰회복이 먼저라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

- 만약 이번에 다시 당선된다면 3선의원으로 중진의원으로 발돋움하게 된다. 당 중진으로서 4.13 총선의 정치적 의미를 평가한다면?

정치적인 무관심이 팽배한 상황에서 이해관계가 걸린 각 집단들의 의견이 크게 반영되는 상황이다. 과거에는 이익집단들이 큰 힘을 발휘하지 못했는데 이번 총선을 전후해서는 그렇지 않다. 시민단체들이 큰 힘을 발휘하는 것을 보라. 하지만 문제는 이들이 환경단체, 농림단체 등 이해를 대변하는 각 단체별로 영향력을 행사하지 않고 이들이 포괄적으로 뭉쳐 정치력을 행사하려한다는 점이다. 그럴때는 전문적인 의견이 긍정적으로 반영되지 못하고 다른 세력에 이용당할 위험이 있다.

4.13 총선은 이런 집단들의 이해관계와 영향력이 극대화되면서 이것이 어떻게 작용할지가 판가름나는 선거다. 정권을 목표로 하는 정당에서 이런 단체, 집단들에 정치의 힘이 넘어가는 단계가 아닌가 싶다.

- 노승우의원은 총선시민연대 등에 의해 세차례에 걸쳐 낙천자 명단에 올랐다. 이에 대한 반론이 있는지?

낙천의 기준이 무엇인가? 낙천자를 뽑는 기준이 너무 들쭉날쭉이다. 누구는 포함시키고 누구는 뺄 결정권을 누가 시민단체에 주었는가? 한보비리에 38명이 관련되었는데 낙천자 명단에는 그 중 일부만 있다. 누구를 넣고 누구를 뺄 것인지 누가 결정할 수 있나?

또 한보문제는 현재 법정에 계류중인 사건이다. 3심까지 가서 유죄로 판결나기 전까지는 나는 무죄다. 판결이 끝나기 전에 법정의 역할을 시민단체가 하지 않았나. 이는 인민재판과 같은 것이다. 시민단체가 법원의 위에 있을 수 있나.

- 한보문제 관련해서 결백하다는 말인지?

물론 내 잘못도 있다. 이런 문제와 관련해 이름이 오르내리는 자체가 창피하다.

한보 관계자가 계속 만나자고 요청했다. 하도 사정해서 잠시 만났는데 쇼핑백 같은 걸 주면서 보태쓰라고 하더라. 당시 청와대 드나들며 깨끗한 정치하자고 주장하던 사람인데 내가 그걸 어떻게 받는가? 그 사람한테 면박을 줬는데 이 사람이 뛰어나오면서 내 수행비서관에게 약봉지라고 속이며 전달했다.

그래서 당시 내 비서관에게 다시 갖다주라고 지시했다. 그런데 2년후에 갑자기 신문보도가 났다. 비서관을 추궁하니 돈도 얼마 안되고 연말이고 해서 지역구 담당자들한테 30만원씩 나눠줬다고 그러더라.

- 시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홈페이지에 언론 보도만 보고 나를 욕하는 사람이 글을 올리곤 한다. 하지만 난 지금 집 한채를 제외하곤 재산이 없는 사람이다. 왜 내가 비리 의원인가?

- 정치권에 들어와서 후회한 적은?

이 사건이 있고 나서 사실 학교로 돌아가고 싶은 생각이 많았다. 정치권에서 벗어나자는 생각도 컸지만 이대로 주저앉기에는 너무 억울했다. 다시 당선돼서 명예회복을 하자는 생각에 출마를 결심했다.

- 중앙일보를 비롯한 여론조사결과에서 타 후보들에 비해 뒤지는데?

여론조사결과에 의문이 있다. 중앙일보의 경우 상대측 후보가 28%라고 하는데 그런 결과에 대해서는 자신들도 의구심을 갖고 있다고 하더라. 게다가 이번주 국민일보측은 그 후보가 40%의 지지를 받고 있다고 하더라. 어떻게 1주일만에 12%의 지지율이 오를 수 있는가?

- 하지만 최소한 현역 의원으로서의 프리미엄을 갖지 못한 것은 사실인 듯하다. 이 상황을 극복할 선거전략은 무엇인가?

국제경쟁력이 있는 인물을 뽑아야 한다는 것. 지역개발을 위해 동대문지역에서도 3선 의원을 내야 한다는 것. 두가지다.

- 정치학 박사로서 교단에 있다가 정치권에 뛰어들었는데, 이론과 현실사이에 갈등은 없는지?

차이가 크다. 현실과 이상은 다르다는 것을 느꼈다. 현실이 이상을 못 쫓아가는데 문제는 정치는 현실이라는 점이다. 현실정치를 바탕으로 한 이상을 추구해야한다. 종교적인 신념을 추구하는 문제와 정치적인 이상을 실현시키는데는 당연히 다른 점이 있어야 한다.

- 15대 국회를 마무리하면서 의정생활에서 가장 아쉬웠던 점과 만약 16대 의원이 되신다면 가장 추진하고 싶으신 일은 무엇인지?

예측할 수 있는 정치를 하지 못했던 점이 가장 아쉽다. 국민들이 예측할 수 있는 앞날이 어떻게 흐를지 알 수 있는 정치를 해야 하는데 그것이 안되더라. 16대에는 미력한 힘이나마 최선을 다해 국민에게 안심을 주는 정치를 하도록 하겠다.

조인스닷컴=손창원 기자 <pendor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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