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의 계절’이 반가운 방수 IT기기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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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1면

깊이 1m에서 방수되는 소니코리아의 방수 스피커 ‘RDP-NW100’.


기후변화 탓일까. 우리나라에 내리는 비의 성격이 갑자기 퍼붓는 열대지방의 ‘스콜’을 닮아가고 있다. 길을 걷다 갑자기 이런 비를 만났을 때 젖은 옷보다 더 걱정이 되는 건 가방·호주머니 속 디지털 기기들이다. 그래서 최근 주목받는 것이 방수 기능을 갖춘 제품들이다. 비옷을 만들 때 쓰는 특수방수 소재를 사용해 물이 새어들지 못하게 하거나, 방수 기능에 배수 기능까지 더한 제품도 출시됐다. 바닷가·워터파크 등에 물놀이를 갈 때도 유용하게 쓸 수 있다.

수중 10m까지 방수되는 올림푸스 디지털카메라 ‘TG-810’.

스마트폰처럼 작은 삼성전자의 방수 캠코더 ‘HMX-W200’.

비옷·방탄복 소재로 만든 ‘젠하이저-아디다스 헤드셋 680i’ 시리즈.

방수 기능 개발에 가장 적극적인 것은 디지털카메라 업체들이다. 사진 촬영을 주로 야외에서 하기 때문에 다른 기기보다 비 맞을 일이 많아서 그렇다. 최근 나오는 디지털카메라는 아예 물속에서도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수중 카메라’임을 강조하고 있다. 이를 위해 배터리 커버, 카메라 몸체, 렌즈 등의 틈을 꼼꼼히 막고 이중 코팅을 하는 등 겹겹의 방수 장치를 했다.

 올림푸스의 ‘TG-810’은 수중 10m까지 방수가 된다. 물속에서 고화질(HD) 동영상 촬영도 가능하다. 카메라 렌즈 표면을 멀티코팅해 렌즈에 먼지가 묻었을 때 물로 씻어내도 될 정도로 물에 강하다. GPS 기능을 갖춰 촬영한 장소의 위치 정보를 세세히 기록할 수 있다. 194개국 70만여 개의 랜드마크성 지형지물이 등록돼 있어 산·건물 등 세세한 지역명이 표시된다. 전자나침반 기능도 있어 등산할 때 산의 고도나 기압, 물속에서의 수압 등을 알아볼 수 있다.

 코닥의 ‘이지쉐어 스포츠 C123’은 수중 3m 방수 기능을 갖췄다. DVD 화질로 초당 30프레임 동영상 촬영도 가능하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사진·동영상을 바로 공유할 수 있다. 카메라를 PC와 연결한 후 ‘쉐어버튼’을 눌러 이미지를 공유할 SNS를 택하면 콘텐트가 바로 등록되는 식이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크기로 호주머니 속에 넣고 다닐 수 있는 방수 캠코더 ‘HMX-W200’을 출시했다. 수심 3m에서 30분간 촬영할 수 있고, 충격 흡수 기능을 갖춰 2m 높이에서 떨어뜨려도 정상적으로 작동된다.

 노트북 시장에도 방수에 대한 관심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비 맞을 걱정은 거의 없지만, 커피·물 등을 노트북에 엎지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HP의 ‘엘리트북 2540Pxx274PP’는 방수 기능에 배수 기능까지 갖췄다. 키보드 아래에 방수 필름이 붙어 있어 물을 쏟더라도 본체로 스며들지 않는다. 필름에 고인 물은 노트북 바닥에 난 물 배출구를 통해 밖으로 뺄 수 있다. 남아 있는 습기는 헤어드라이어로 말리면 된다. 원래 군사용으로 설계돼 미 국방부의 군 장비 적합성 테스트를 통과했다. 흠집이 잘 나지 않는 마그네슘 소재에 무게는 1.53㎏이다.

 물놀이할 때 유용한 방수 스피커·헤드셋도 속속 출시되고 있다. 소니코리아의 방수 스피커 ‘RDP-NW100’은 1m 깊이의 물에서 최대 30분까지 방수가 된다. 스피커 내부에 MP3 플레이어를 꽂은 후, 투명 방수팩을 씌우면 된다. 무게(450g)도 가벼워 들고 다니기 좋다.

 젠하이저의 스포츠용 헤드셋 ‘젠하이저-아디다스 헤드셋 680i’ 시리즈는 아디다스와 제휴해 만든 제품이다. 헤드셋에서 귀에 닿는 부분을 스키복이나 비옷 만들 때 쓰는 방수소재로 만들었다. 나머지 부분은 방탄복의 재료 등으로 쓰이는 듀폰의 ‘강화 케블라’ 소재로 만들어 충격에 강하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한은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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