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교포 과학자,몸안 장기 비대칭 유전자 발견

중앙일보

입력

재미교포 과학자가 몸 안의 장기들이 좌우대칭인겉모습과 달리 비대칭성을 갖게 되는 이유를 밝혀주는 유전자를 발견했다.

미국 존스홉킨스의대 이세진(41) 박사는 영국의 유전학 권위지 `네이처 지네틱스(Nature Genetics.3월호)''에서 쥐 실험을 통해 몸 안의 여러가지 장기들이 좌우어느 쪽에 놓이는지를 결정하는 유전자(Gdf1)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사람과 쥐는 모두 포유동물로 겉모습은 좌우대칭이지만 안은 심장과 위, 비장,췌장 등이 왼쪽에 있고 간 등은 오른쪽에 위치하는 등 좌우 비대칭을 이루고 있다.

이같은 몸 안의 비대칭성은 태아 발생초기에 유전자가 비대칭적으로 발현되기때문으로 과학자들은 쥐 유전자 조사를 통해 좌우 비대칭에 관계되는 몇가지 유전자를 발견했으나 근본적 원인인 유전자 비대칭이 왜 일어나는지는 밝혀내지 못했다.

이박사팀의 이번 연구는 바로 유전자의 비대칭 발현에 관여하는 물질 중 하나를찾아낸 것으로 네이처 지네틱스는 "이박사팀이 이 연구에서 비대칭 발생에 중요한역할을 하는 또하나의 인자(Gdf1)를 발견했다"고 평가했다.

연구팀은 Gdf1이 결핍된 쥐들을 조사, 위가 오른쪽에 생기는 등 많은 장기들의위치가 비정상적으로 발달해 정상적으로 살지 못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Gdf1 결핍으로 장기가 제 위치에 생성되지 못한 쥐는 상당수가 태어나기도 전에죽었고 태어난 쥐들도 대부분 바로 죽고 말았다.

이박사는 "Gdf1이 결핍돼 있을 경우 장기들이 정상과 반대 위치에 생기거나 전혀 엉뚱한 위치에 생기는 경우가 많았다"며 "이는 Gdf1이 없을 경우 장기의 위치를결정하는 유전자들이 정상적으로 발현되지 않음을 뜻한다"고 말했다.

즉 Gdf1이 태아 발생 초기에 장기위치를 결정하는 다른 유전자들의 발현과정에작용해 몸 안의 장기가 오른쪽에 생겨야하는지, 왼쪽에 생겨야하는지를 결정짓는 물질의 하나라는 것이다.

이박사는 서울에서 태어나 6살 때 미국으로 이민간 교포 과학자로 하버드대를졸업하고 존스홉킨스의대에서 석.박사 학위를 취득한 뒤 이 대학 분자생물학 및 유전학과에서 연구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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