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공대 벤처기업 취업 `열풍'

중앙일보

입력

서울대 공대에 벤처기업 취업열풍이 불고 있다.

29일 서울대에 따르면 올해 전기공학부 졸업생가운데 20여명, 컴퓨터 공학과 졸업생 10여명이 벤처기업으로 진로를 정하는 등 공대에서만 수십명이 벤처기업에 취업한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전기공학부는 학부4년 평점 4.04로 학부수석졸업생이 된 96학번 김지현씨가 초고속 인터넷 통신시스템 전문 벤처기업인 `기인텔레콤'에 입사하는 등 벤처열풍의 중심.

3등(3.99점)으로 졸업한 김승범씨가 의료장비 제조전문 벤처기업인 `바이오시스'에 입사하는 등 평점 3.90 이상으로 최우등 졸업생이 된 5명 가운데 4명이 대학원진학이나 대기업행 대신 벤처기업을 선택했다.

전기공학부에서는 지난해 서울대 전체수석으로 졸업한 김정원씨가 대전의 벤처기업 `도남시스템'에 취업, 일찌감치 벤처붐이 불기 시작했다.

전기공학부 관계자는 "200명 남짓인 올해 졸업생 가운데 지금까지 진로가 파악된 130명중 18명이 벤처기업에 취업한 것으로 나타났고 앞으로 더 늘어날 것 같다"면서 "공대 졸업생이 무조건 대학원으로 직행하는 것은 옛말이 됐다"고 말했다.

컴퓨터공학과도 비슷한 사정. 졸업생 90명중 현재까지 12명이 벤처행을 선택한것으로 파악됐다.

평점 3.85로 과수석 졸업자가 된 96학번 정진혁씨의 경우 지난해 12월 벤처캐피털 전문 벤처기업 `닷컴 벤처스'에 입사, 투자대상 기업의 사업계획서를 심사하고 상담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공대졸업생의 벤처기업 취업붐은 최근의 벤처창업 열풍과 코스닥시장 호황, 자율적인 근무여건을 선호하는 신세대들의 성향, 산업체 산업기능요원으로 3년간 근무하면 병역을 마친 것으로 인정하는 병역법상 특례조항이 이끌어낸 합작품.

1월부터 기인텔레콤에서 근무하고 있는 김지현씨는 "짧은 시간에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고 병역문제도 해결된다는 선배들의 권유로 입사했다"면서 "평소 관심있던 모뎀개발분야의 전반적인 부분을 경험할 수 있고 시간을 탄력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점이 매력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조채희기자 = chaehee@yonhap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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