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제2터미널 만들어 ‘동북아 허브’ 굳히기 나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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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오는 2017년 인천공항에 항공기 86대를 한꺼번에 댈 수 있는 계류장을 갖춘 두 번째 여객 터미널이 들어선다. 여객과 화물 처리량을 늘려 동북아 허브공항으로서의 입지를 굳히기 위한 것이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공모전을 통해 제2터미널 설계 당선작을 선정했다”며 “2013년부터 새 터미널을 포함한 3단계 확장 공사를 시작한다”고 26일 발표했다. 당선작엔 9개의 글로벌 컨소시엄이 제출한 작품 중 제1터미널 설계에 참여했던 희림건설컨소시엄이 낸 응모안이 뽑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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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2터미널은 현재 비행기처럼 생긴 제1터미널(49만㎡)의 북쪽에 35만㎡ 규모로 건설된다. 이곳은 연간 1800만 명의 여객을 처리할 수 있다. 건물 전면을 유리로 장식해 자연 채광을 할 수 있고, 태양광 발전시설을 갖춰 에너지를 자체 생산하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또 제2터미널에는 제1터미널과 독립된 진입도로가 만들어진다. 신공항고속도로를 따라 영종대교를 건넌 뒤 현재의 제1터미널로 가려면 면세점이나 물류 업체 창고가 몰려 있는 화물터미널 옆을 지나야 한다. 그러나 제2터미널은 영종대교를 건넌 뒤 곧장 북쪽 해안을 따라 건설될 6~8차선의 도로(약 17㎞)를 통해 진입하게 된다.

 2017년까지 3단계 공사가 끝나면 인천공항의 연간 여객과 화물 처리 능력은 각각 6200만 명과 580만t으로 늘어난다. 인천국제공항공사 이동주 경영기획실장은 “3단계 확장 공사가 끝나면 인천공항은 서비스 면에서나 규모 면에서 명실상부한 동북아의 허브공항으로 부상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3단계 공사는 영남권 신공항 건설과 재원 마련 문제 등으로 2009년 시작해 2015년 완공하겠다던 애초 계획보다 늦어지고 말았다. 또 3단계 공사에 필요한 재원도 정부의 지원 없이 공사가 수익금으로 자체 조달해야 한다. 반면 동북아 허브공항을 놓고 경쟁하고 있는 중국·홍콩·싱가포르 등은 발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중국의 베이징공항(연간 여객 처리능력 1억4000만 명)과 상하이 푸둥공항(8000만 명)의 확장 공사는 거의 마무리 단계에 와 있다. 또 홍콩 첵랍콕공항(8700만 명)과 싱가포르 창이공항(9000만 명)의 확장 공사도 2015년이면 끝난다.

장정훈 기자

◆허브 공항(Hub Airport)=바퀴의 중심(허브)에서 바퀴살이 갈라지는 것처럼 해당 공항을 중심으로 항공 노선이 많이 연결되는 곳을 말한다. 이런 공항은 여객의 이동과 물류의 중심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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