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키가 마약 조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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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세계적인 스포츠 용품 브랜드 나이키가 새로 출시한 티셔츠에 마약 복용을 조장하는 문구를 새겨넣어 논란이 일고 있다고 AP통신이 24일 보도했다.

 나이키는 지난 1일 기존의 ‘Just Do it(그냥 한번 해봐)’ 대신에 ‘Dope(멋지다)’ ‘Get High(높이 뛰어라)’ ‘Ride Pipe(보드를 타라)’라는 새로운 문구가 들어간 티셔츠를 출시했다. 세 문구 모두 속어로는 마약 복용을 의미한다. 기울여진 약병에서 스케이트보드와 서핑보드가 쏟아져 나오는 이미지도 그려 넣었다.

 나이키 측은 해당 문구는 스케이트보드나 스노보드·서핑 등 극한 스포츠를 즐기는 매니어들이 자주 사용하는 용어로 이들을 대상으로 한 제품이라고 설명했지만 나이키가 마약 복용을 조장한다는 비판이 거세다고 AP통신이 전했다.

 토머스 메니노 보스턴 시장은 해당 티셔츠를 보스턴 나이키 매장에 진열하지 말아 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매장 책임자에게 “당신네 매장이 우리 도시 전체와 우리 젊은이들의 정신을 모독하고 있다”고 편지를 썼다. 나이키 본사가 위치한 오리건주에선 지역 마약 반대 단체 ‘오리건 파트너십’이 나섰다. 이들은 백악관의 마약 통제 정책 부서 등 1500명의 관계자에게 “나이키의 새 문구에 반대해 달라”는 내용의 편지를 보냈다. 이 단체 대변인인 톰 파커는 “해당 문구는 스케이트보드나 서핑광들의 용어지만 동시에 마약 중독자들의 용어이기도 하다”라며 나이키를 비판했다.

 이에 대해 나이키는 최근 인기를 모으고 있는 극한 스포츠에 대한 마케팅 활동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에릭 돕슨 나이키 대변인은 “높이 솟아오른 파도를 타고 곡예하듯 착지하는 것만큼 아드레날린이 솟는 일도 없다”며 “문제가 된 문구는 전 세계의 스케이트보드, 장애물 경주용 자전거(BMX), 서핑광들이 공통적으로 사용하는 용어일 뿐”이라고 말했다.

이에스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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