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렌즈로 잡아내다 … 전쟁의 현장, 전쟁의 이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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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1950년 6월 25일 북한군이 38도선을 넘었다. 미국 대통령 트루먼이 이틀 만에 군대를 파견했다. 미군 선발대는 7월 1일 한국에 도착했다. 사진은 북한소년병들이 50년 9월 서울 신당동 인근에서 미군에 생포돼 심문 받고 있는 모습으로 『사진으로 기록된 20세기 전쟁사』에 실렸다. [시그마북스 제공]

사진으로 기록된 20세기 전쟁사
던컨 힐 엮음
박수철 옮김, 시그마북스
315쪽, 6만원

사진을 통해 지난 세기 인류의 전쟁사를 회고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1914년 발발한 제1차 세계대전을 필두로 2008년 러시아의 그루지아 침공까지 다뤘다. 지난 한 세기에 벌어진 이 모든 전장(戰場)의 이런저런 사진을 두루 포괄했다.

  그러나 책의 중점은 사진에만 있지 않다. 20세기 인류가 벌였던 크고 작은 싸움을 사진과 함께 간략하면서도 정갈한 글로 설명하고 있다. 전쟁이 벌어진 시대적, 또는 사회적 배경도 들어 있다. 아울러 각종 전쟁에서 이슈를 찾아내 설명을 시도하고 있다. 싸움의 다른 한 켠에서 벌어지는 당사자들 사이의 평화적 협상 등도 다 취급한다.

 ‘중국 국공 내전’(166쪽) 대목을 살펴보자. 왕조를 뒤집은 신해혁명 뒤의 중국 상황에서 시작해 국민당 정부의 상하이(上海) 학살, 공산당군의 대장정, 일본과의 전쟁, 국민당군과 공산당군의 만주 쟁탈전, 그리고 이어 등장하는 공산당의 승리로 끝을 맺고 있다.

중국의 국공 내전 전개와 귀결까지의 일반적인 과정 중에서 알아야 할 것은 다 챙겨 놓고 있다. ‘국민당군 패배’라는 해설도 덧붙여 전쟁이 공산당군의 승리로 끝난 속내를 이해시키고 있다.

 지난 100년 인류의 커다란 다툼에 대한 일반적인 상식을 높이는 데 제법 유용하다. 때론 흐릿하기는 하지만, 사진을 훑어 보면서 간결한 글을 함께 읽으며 각 전쟁을 이해하는 재미가 따른다. 단지 복잡한 전쟁의 속내가 짧은 글과 몇 장의 사진으로 죄다 설명이 되겠느냐는 의문은 어쩔 수 없다.

유광종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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