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군, 장교에게만 식량 배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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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북한이 2009년에 화폐 개혁을 한 이후 장터에서조차 군량미를 거두는 등 식량 부족이 극심해지고 있다고 일본의 프리랜서 저널리스트 단체인 ‘아시아프레스’가 24일 밝혔다.

 아시아프레스는 북한 내부의 취재 협력자가 올 1~4월 평양 등지에서 몰래 찍은 영상을 공개하며 북한 체제의 핵심 계층인 군대에조차 식량이 충분히 공급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상관을 위해 냉이를 캐러 나온 평안북도의 군관학교 학생(26)은 영상에서 “장교들에게만 식량이 배급되고 있지만 (내용은) 형편없다. (음식이 고갈되는) 봄철에는 100명이 있는 부대의 50%가 영양 부족 상태가 된다”고 증언했다. 아시아프레스에 따르면 시장에서는 시장 관리원들이 상인들에게 쌀 등 곡물을 군량미로 거두고 있어 이를 내지 않으려는 상인들과 번번이 싸움이 벌어지고 있다. 또 2009년 화폐 개혁 이후 꽃제비가 급증하는 등 경제 혼란도 심해지고 있으며, 자살자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

 아시아프레스의 이시마루 지로(石丸次郞) 대표는 “화폐 개혁 이후 체제에 대해 노골적으로 불평, 불만을 토로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김정일 족벌체제에 대한 반발도 한층 거세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시아프레스는 “평양 교외의 향목리라는 마을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후계자 김정은의 생가 건설이 진행되고 있다”며 이곳과 가까운 마을을 연결하는 철도공사 영상도 공개했다. 영상에서 담당자는 “장군님(김 위원장)이 정은 동지에게 드리는 선물”이라고 말해 북한에서 김정은의 신격화가 이뤄지고 있음을 시사했다.

도쿄=박소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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