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 20여사 복지법인 설립…불우청소년등 지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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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캐피털 한국종합기술금융(KTB), 인터넷 경매회사 옥션, 6백만 회원의 다음커뮤니케이션, 영화 '쉬리' 의 강제규 필름….

20여개 벤처기업이 한데 뭉쳐 불우청소년을 위한 수백억원 규모의 사회복지법인 '아이들과 미래' 를 설립한다.

'기술은 차가울 수 있지만 가슴은 따뜻해야 한다' 는데 뜻을 같이 한 이들은 25일 KTB가 1백억원을 쾌척했고 버추얼텍과 미래텔투자자문 등 회사들도 1억원 이상을 출연키로 해 연말까지 기금을 3백억원대로 늘릴 계획이다.

이들은 일과성 지원에 그치지 않고 매년 매출액 중 일정 규모를 출연, ▶결식아동돕기▶탈북.북한어린이 후원▶불우청소년 정보화 교육▶사회복지사업 종사자 학비.주택기금 지원 등 다양한 사업을 벌이기로 하고 오는 29일 창립총회를 갖는다.

이사장에는 손봉호(孫鳳鎬)서울대 사회교육학과 교수가 내정됐으며, 최선정(崔善政)노동부장관.강지원(姜智遠)청소년보호위원장.김융일(金隆一)사회복지사협회장 등이 고문으로 참가한다.

상임이사를 맡게 될 대한성공회 송경용(宋炅用.42.)신부는 "무한 팽창과 독점으로 흐르기 쉬운 기업문화를 극복하고 부의 축적과 사회적 나눔을 동시에 수행하자는 취지에서 논의가 시작됐다" 고 설명했다.

기술과 열정으로 이룩된 벤처기업이 '졸부' 와 동일시되는 반(反)벤처 정서를 불식시키고 진정한 기업가의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포부인 것이다.

출연기업가 중에는 80년대 운동권 출신으로 수감생활을 한 미래텔투자자문 황언구(黃彦九.41)사장 등 학생.노동운동 출신들도 상당수 포함돼 있다.

黃사장은 "사업을 하더라도 돈의 노예가 돼서는 안되고 사회문제에 관심을 갖고 어려운 사람을 도와야 한다는 생각에 모두들 참가하게 됐다" 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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