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실주 담글 때 100일 넘기지 마세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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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매실주에서 발암 추정물질인 에틸카르바메이트가 검출됐다. 매실이 많이 들어가고 알코올 도수가 높을수록 에틸카르바메이트의 검출량도 많았다. 한국소비자원은 21일 시 판 매실주와 가정에서 담근 매실주 33종을 수거해 분석한 결과 총 28종의 매실주에서 11~379ppb의 에틸카르바메이트가 검출됐다고 밝혔다. ppb는 1억 분의 1을 나타내는 단위다. 국내에는 에틸카르바메이트 허용 기준이 없지만 캐나다·체코에선 와인은 30ppb 이하, 과실주는 400ppb 이하로 정하고 있다. 에틸카르바메이트는 국제암연구기관(IARC)에서 인체에 암을 발생시킬 수 있는 ‘2A그룹’으로 분류하고 있다. 동물 실험에서 암을 유발하는 것으로 확인됐으나 인체에 서는 확인되지 않은 물질이란 뜻이다.

 매실주에서 검출되는 에틸카르바메이트는 매실의 씨에 있는 ‘시안배당체’란 독성물질이 알코올과 반응해 만들어진다. 술의 도수가 높고, 매실의 양이 많을수록 에틸카르바메이트 검출량이 많은 건 이 때문이다.

 한국소비자원 측은 “오래 묵힐수록 좋은 과실주라는 인식 때문에 매실을 담근 채 술을 장기간 보관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럴수록 발암 추정물질이 더 많이 생성된다”고 경고했다. 또 매실주를 담글 때는 ▶술은 도수가 낮고, 매실은 상하지 않은 것을 쓰고 ▶매실을 담그는 기간은 100일을 넘기지 않되 ▶햇볕이 들지 않는 건조하고 서늘한 곳에 보관하라고 당부했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이번 조사에서 검출된 에틸카르바메이트의 양은 위험한 수준은 아니다. 하지만 매실주는 많은 사람이 즐겨 마시는 술인 만큼 식약청에 관리기준을 설정하라고 건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 주류업체 관계자는 “국내 생산 매실주에서 검출되는 에틸카르바메이트 양은 외국의 허용치보다 낮다”고 설명했다.

정선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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