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 죽지 말고 좋은 제품 크게 알려라” LG, 메간 폭스 앞세워 중동 마케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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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네마 3D(3차원) TV를 앞세운 LG전자 구본준 부회장의 세계 시장 공략 행보가 거침없다. 6일(현지시간) LG전자는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 있는 페라리 월드에서 ‘시네마 3D 중동·아프리카 출시 행사’를 벌였다. 중동·아프리카 78개국에서 4000여 명이 참석했다. 200만 달러의 비용을 들인 데다 영화 트랜스포머의 여주인공 메간 폭스(Megan Fox)도 참석한 이날 행사는 LG전자의 글로벌 신제품 출시 행사 중 최대 규모로 치러졌다. LG전자는 지난 4월에도 파리에서 소피 마르소를 불러 대규모 유럽 3D TV 출시 행사를 열었다.

할리우드 스타 메간 폭스가 6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페라리 월드에서 열린 LG 시네마 3D TV할리우드 스타 메간 폭스가 6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페라리 월드에서 열린 LG 시네마 3D TV론칭 행사에 참석해 축하의 말을 전하고 있다. 메간 폭스는 “우리 집에도 LG TV가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LG전자의 이런 공격적인 마케팅은 구본준 부회장의 공격경영 스타일과 무관하지 않다. 이 회사 관계자는 “제품에 자신이 있으면 마케팅을 더 공격적·적극적으로 해야 한다는 게 평소 구 부회장의 지론”이라며 “구 부회장은 회사 어렵다고 기죽지 말고 좋은 제품은 더 크게 알리라고 주문했다”고 말했다.

 아부다비 페라리 월드에선 그런 구 부회장의 주문을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우선 행사가 열린 페라리 월드는 세계 최대 규모(8만6000㎡)의 실내 테마파크로 세계 프리미엄 브랜드 페라리의 상징이다. LG전자 김윤호 부장은 “이곳을 행사장으로 고른 것은 LG 3D TV를 페라리처럼 세계의 프리미엄 브랜드로 키우겠다는 다짐이 담긴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1위인 삼성을 넘어서겠다는 의지도 강했다. 삼성 3D TV와 LG 제품을 나란히 놓고 관람객과 바이어들이 직접 체험하도록 했다. 김기완(부사장) 중동·아프리카지역 대표는 “어둡고 어지럽고 무겁고 불편하며 비싼 셔터안경 방식 삼성 3D TV의 문제점을 모두 없앤 게 LG 시네마 TV”라며 “세계 소비자에게 3D TV의 새 기준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3D TV를 앞세워 세계 전자제품 업계의 판도를 바꿔놓겠다는 야심도 숨기지 않았다. 김 대표는 “3D TV는 과거의 TV와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 될 것”이라며 “3D TV가 엔터테인먼트와 미디어의 중심 플랫폼이 되는 세상이 곧 온다”고 말했다. 3D TV에서 앞선 기업이 앞으로 정보기술(IT) 업계의 지형을 바꿔놓을 것이며 그 중심에 LG가 있다는 자신감이 엿보였다.

 LG전자는 이날 시네마 3D TV 3개 시리즈 9개 제품을 비롯해 3D 노트북, 3D 모니터, 3D 프로젝터, 3D 블루레이 홈시어터, 3D 블루레이 플레이어 등 시네마 3D 풀 라인업과 스마트 TV 등 20여 제품을 대거 선보였다.

 이 회사 최효선 부장은 “중동·아프리카는 (3D TV 시장이)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지역 중 하나”라며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해 올해 40%의 시장 점유율로 1위를 달성하겠다”고 말했다.

아부다비=이정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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