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시장 부익부 빈익빈

중앙일보

입력

아파트 시장에서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체제가 시작된 이후 나타나고 있는 계층간의 큰 소득 격차가 아파트 시장에 그대로 반영된 때문이다.

인터넷 부동산 종합서비스업체 텐커뮤니티㈜가 서울 대치동과 목동지역을 대상으로 97년 10월과 현재 시점의 아파트 시세를 비교한 결과 소형 평수는 매매값이 내린 반면 대형은 올랐다.

이 자료에 따르면 목동 신시가지 9단지의 경우 20평형 매매 평균값이 환란(換亂)전 1억1천7백50만원에서 현재 1억1천2백50만원으로 5백만원 떨어졌다. 반면 45평형과 55평형은 당시보다 3천만원과 1억원이 각각 상승했다.

대치동 개포 우성아파트도 31평형이 5백만원 내린 것으로 조사됐으나 55평형은 6천만원이나 껑충 뛰었다.

IMF를 계기로 서민들의 구매력이 떨어져 소형 평수 매매수요가 줄어든 반면 인기지역 대형아파트는 수요증가로 급상승했다.

입지가 뛰어난 인기지역의 대형아파트는 추락 폭도 크나 경기가 호전되면 오름 폭이 더 크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텐커뮤니티 정상균 이사는 "지난해부터 경기가 호전되면서 주식시장에서 큰 돈을 번 사람이나 벤처기업을 통해 고수익을 올리는 수요자들이 대형평형으로 몰려 가격 급등세를 주도하고 있다" 며 "게다가 서울 인기지역의 경우 대형의 희소가치가 상대적으로 부각된 점도 한 몫 하고 있다" 고 풀이했다.

한편 두 곳의 전셋값은 당시보다 올랐으나 소형은 오름 폭이 10% 미만인 반면 대형은 20% 이상 상승해 계층간 구매력의 격차를 입증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