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의 호킹’신형진씨 모교 연구소서 새 도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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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의 스티븐 호킹’으로 불리는 신형진씨(왼쪽)와 어머니 이원옥씨. 신씨는 모교 소프트웨어응용연구소 연구원으로 오는 10일 첫 출근한다. [중앙포토]

난치성 근육질환으로 투병하면서도 대학 학업을 마친 ‘연세대의 스티븐 호킹’ 신형진(28)씨가 이번주부터 모교 연구소로 출근한다.

 연세대는 신씨가 부설 연구소인 소프트웨어응용연구소 연구원으로 일하게 됐으며 10일 첫 출근한다고 6일 밝혔다. 생후 7개월부터 전신 근육이 마르는 희귀성 질환을 앓아온 신씨는 휠체어에 누워 생활하며 눈과 입만을 움직일 수 있다. 하지만 학업을 포기하지 않고 2002년 연세대 컴퓨터과학과에 입학해 9년 만인 올해 2월 평점 3.5의 성적으로 졸업했다. 눈의 깜빡임에 따라 작용하는 안구마우스로 컴퓨터를 사용해 공부했으며 이메일과 트위터도 활용했다.

 신씨가 일할 소프트웨어응용연구소는 1994년에 설립됐다. 멀티미디어·컴퓨터 그래픽, 인공지능, 알고리즘, 데이터베이스 등 소프트웨어 응용과 정보통신 분야의 기반 기술을 연구한다. 신씨는 학부 때 지도교수였던 이 연구소 이경호 교수와 함께 스마트폰 분야를 연구할 계획이다. 연대는 연구소 건물 1층에 신씨를 위한 연구 공간을 마련했다. 컴퓨터 이용을 위한 맞춤형 ‘로봇 팔(monitor arm)’도 국립재활원의 도움을 받아 설치했다. 신씨는 주 1~2회 이곳으로 출근하며 나머지는 재택근무를 하게 된다. 신씨 어머니 이원옥(65)씨는 “학생 때는 건물 간 이동이 힘들었는데 학교에서 1층으로 연구실을 마련해줘 고맙다. 작은 시작이지만 형진이에겐 새로운 도전”이라고 말했다.

 연구소는 10일 오후 2시 신씨의 연구소 출근을 축하하는 환영식을 연다. 김한중 연세대 총장과 보직교수, 연구소 직원들, 신씨 가족과 친구 등이 참석하며 신씨는 안구마우스 등을 이용해 감사인사를 하고 연구계획을 밝힐 예정이다.

심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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