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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일 겪어보니 영…” 日‘지진이혼’ 늘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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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일본 대지진 후 일본에서 '지진이혼'이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형 재난을 겪으며 가치관에 차이를 느낀 부부들이 등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일본 언론들은 최근 대형 사고가 발생한 뒤 부부들, 특히 재해를 입은 후쿠시마 지역 부부의 이혼이 늘고 있다고 보도하고 있다. 일본 구글 급상승 키워드엔 '지진이혼'이 오르고, 일본 아침프로그램에서도 지진 후 이혼을 고려해본 적이 있다는 주부들의 소식이 잇따라 전해지고 있다.

후지TV의 아침정보프로그램에서는 대지진 후 일본에서 이혼상담건수가 20~30% 늘어났다는 소식을 전했고, NHK아침 정보프로그램 '아사이치'는 "지진 발생 후 남편에게 질렸다"는 주부들의 설문 조사를 발표하기도 했다. 주간지 '아에라' 최신호에는 "지진 후 이혼을 고려했다"는 주부가 15%에 달한다는 내용이 실렸다.

후쿠시마에 거주중인 20대 남성은 방사능 오염을 우려해 아내에게 "아이들과 함께 이 곳을 떠나자"고 했으나 아내로부터 이혼 협박을 받았다. 몸이 불편한 어머니를 간병해야 하기 때문에 "피난 가고 싶으면 아이들과 함께 떠나라"는 말을 들었다. 미야기현에 사는 20대 여성은 "자녀와 함께 힘들게 피난 생활을 하고 있는데 남편이 '부모님이 걱정된다'며 본가로 돌아간 뒤 돌아오지 않고 있다. 돌아오라고 애원해도 아이들은 버려둔 채 부모님 곁을 지키겠다는 남편에게 질려 이혼을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다"고 한다.

반면 미혼 남녀들은 대지진 후 불안함을 느껴 오히려 서둘러 결혼하는 등 아이러니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지진 발생 후 일본에선 결혼상담소를 찾는 여성이 부쩍 늘고 예비 부부들의 결혼 반지 구입으로 보석 업체들의 매상도 덩달아 오른다는 것이다.

김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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