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알아서 속도 조절 … ‘스마트카’ 시대 열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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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 알아서 속도 조절 … ‘스마트카’ 시대 열었다

실베스터 스탤론이 주연한 공상과학(SF) 영화 ‘데몰리션맨’에는 지능형 자동차가 나온다. 운전자가 심심한 나머지 직접 스티어링 휠(핸들)을 잡아야겠다면 모를까, 그렇지 않을 때는 차를 타고 목적지를 얘기만 하면 그만이다. 자동차가 말을 알아듣고는 스스로 운전을 해서 목적지를 찾아간다.

이런 것이 단지 SF 속의 얘기만은 아니다. 하나씩 현실이 돼 가고 있다. 현대자동차의 연구·개발을 통해서다.

현대자동차는 차량 스스로 차선을 인식해 운전자가 차선을 넘으면 경고를 하는 차선 이탈 경보시스템을 신형 에쿠스에 적용했다.

제네시스와 에쿠스에는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기술이 적용됐다. 기존의 크루즈 컨트롤은 미리 맞춰놓은 속도로 정속 주행하는 기술.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은 여기에 앞 차와의 거리가 가까워지면 알아서 속도를 떨어뜨리고, 멀어지면 다시 속도를 높이는 기능이 더해졌다.

신형 그랜저에는 이보다도 진일보한 기능이 있다. ‘어드밴스드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이라 불리는 것이다. 교통 흐름에 따라 자동으로 차를 정지시켰다가 출발시키기까지 한다.

주차도 한층 쉬워졌다. 신형 그랜저와 아반떼에 적용된 ‘주차 조향 보조시스템’ 덕이다. 운전자가 스티어링 휠을 돌릴 필요가 없다. 음성 안내에 따라 브레이크 페달을 조작하거나 변속기를 전진 또는 후진으로 바꾸기만 하면 그만이다.

차량 범퍼에 붙은 센서가 주변의 장애물과 빈 공간을 파악해서는 잘 주차할 수 있도록 안내를 해 주는 것이다.

안전 관련 기술도 갈수록 똑똑해지고 있다. 위험한 상황인지를 자동차 스스로 판단해 운전자에게 경보를 보내는 식이다. ‘프리 세이프 시트벨트 시스템(PSB, Pre-Safe Seat Belt)’이 대표적이다. 충돌 위험이 감지되면 실제 충돌이 일어나기 전에 안전벨트가 운전자의 몸을 꽉 잡아매 다칠 위험을 최소화한다.

차선을 벗어났을 때 안전벨트가 부르르 떨리는 방식으로 경고를 하기도 한다. 신형 에쿠스는 특히 세계 최초로 일반 차선과 중앙선을 구분해 각기 다른 경보를 내는 기능도 갖췄다. 일반 차선을 벗어나면 경고등 경보음이 울리고, 중앙선을 침범했을 때는 경고등과 경보음이 더 빨리 울림과 동시에 안전벨트가 진동하는 식이다.

권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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