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 쫙 뻗고 하이킥 시구 … 인터넷 달군 여판사 박기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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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하이킥 시구’를 선보인 박기쁨(32·여·연수원 37기·사진) 서울남부지법 판사가 네티즌 사이에서 스타로 떠올랐다.

 24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에서 박 판사는 하늘로 발을 높이 뻗은 후 공을 던지는 시구 자세로 관객들의 박수를 받았다. 이 시구 사진이 25일 인터넷에 공개되자 네티즌은 “미모의 여판사가 하이킥을 날렸다” “연예인 시구만 봐왔는데 신선하다”는 등의 글을 올렸다. 이날 박 판사의 이름이 포털사이트 검색어 순위 1위에 오르기도 했다.

 남부지법 제 51민사부의 배석판사인 박 판사가 시구자로 나선 것은 넥센 구단 측이 단체관람을 하게 된 남부지법에 시구를 요청한 데 따른 것이다. 남부지법과 목동구장은 도보로 15분 거리다. 법원은 판사·직원들의 신청을 받아 제비뽑기로 박 판사를 시구자로 선정했다. 그는 경기 일주일 전부터 법원 옥상에서 성지용 수석부장판사, 정인섭 배석판사, 김상훈 공보판사와 함께 시구 연습을 했다. 박 판사는 “어린이 야구단 출신인 정 판사로부터 공 던지는 법을 전수받았다”며 “이렇게까지 화제가 될 줄은 전혀 몰랐는데, 법원 식구들이 사인해 달라고 해서 민망하다”고 했다. 시구 후에는 넥센의 마스코트인 ‘턱돌이’가 자신을 안으려 하자 수갑을 꺼내 그를 체포하는 퍼포먼스를 벌였다. 박 판사는 “구단 측에서 제안한 것인데, 실제 판사들이 수갑 채울 일은 없다”며 웃었다.

 2008년 판사로 임용돼 지난해 초 남부지법에 온 박 판사는 사실 KIA 팬이었다. 그는 “열성적인 야구팬은 아니지만 시즌이 시작되면 종종 야구장을 찾는다”며 “이제부턴 넥센을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김효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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