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는 자동차부품 도시다. 섬유산업이 쇠퇴하면서 기계·금속 등 자동차부품 관련산업이 부상하고 있어서다. 대구시에 따르면 지역에는 1521곳의 기계·금속 등 자동차 관련업체(10인 이상 기준·2009년)가 있다. 전체 제조업체 2869곳의 53%다. 이들 업체가 만들어 내는 부가가치는 3조9000억원으로 전체의 55.4%에 이른다. 이에 따라 시는 무인운행 자동차 등에 사용되는 지능형 자동차부품산업을 키우고 있다.
이런 가운데 24일 대구의 자동차부품업체 세 곳이 지식경제부의 ‘World-Class 300’ 프로젝트의 대상 업체로 선정됐다. 선정된 업체는 캐프·에스엘·상신브레이크다. 이는 지경부가 2020년까지 300개 중소·중견업체를 뽑아 세계적 경쟁력을 가진 기업으로 육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올해 첫 모집에서 전국 148개 기업이 지원했으며 이 중 30개 업체가 최종 선정됐다. 2016년까지 매년 50~60개씩 270곳을 추가로 선발된다.
캐프는 자동차용 와이퍼블레이드시스템을 생산하는 업체다. 543명의 직원이 지난해 504억51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국내 와이퍼 시장의 62%를 점유하고 있다. 에스엘은 헤드램프와 새시 및 조향기기를 생산한다. 국내 시장의 75%를 점유할 정도로 경쟁력이 뛰어난 업체다. 상신브레이크는 브레이크 패드와 라이닝 등을 생산하며 국내 시장 점유율은 50%다. 이들 업체는 국내 현대·기아는 물론 도요타·GM 등 세계적인 완성차 업체에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선정 업체에는 다양한 혜택이 주어진다. 정부는 해당 업체에 연구·개발(R&D) 자금으로 최대 5년간 100억원을 지원한다. 맞춤형 마케팅 전략 수립을 도와주고 해외마케팅 업무도 직접 지원한다.
캐프의 옥선표 사장은 “정부 지원을 받아 새로운 기능을 가진 와이퍼를 개발할 계획”이라며 “해외시장 개척에도 도움을 얻을 수 있어 회사가 한 단계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반겼다.
지경부는 선정 기업의 지원을 위해 한국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산업기술평가관리원·한국수출입은행·산업기술연구회 등 12개 기관으로 지원기관협의체를 구성했다.
앞서 대구시는 ‘월드 클래스’ 기업 선정이 지역 기업의 성장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6개 업체에 신청서를 내도록 했다. 시는 전문가를 동원해 신청서와 프레젠테이션 자료를 보완토록 하는 등 적극적으로 지원했다. 지경부는 신청 업체의 기술력·시장확대·경영혁신·투자 등 종합적인 성장전략의 타당성과 실현 가능성을 분야별 면담을 통해 평가했다.
대구시 안국중 경제통상국장은 “지역의 많은 기업이 월드 클래스 기업으로 선정될 수 있도록 지원을 강화할 방침”이라며 “앞으로 이들 기업이 대구의 경제를 살리는 견인차 구실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에 선정된 캐프와 에스엘은 대구시의 ‘스타기업’으로 지정돼 있다. 시는 성장 잠재력이 있는 지역기업을 지원하는 ‘스타기업’ 제도를 만들어 2007년부터 운영하고 있다. 현재 85개 업체가 지정돼 있다.
홍권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