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봉 기자의 모델도전기 ② 살 생각만큼 안 빠져…‘근육질 몸매’로 목표 수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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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8면

‘슈퍼모델 도전’을 선언한 지 한 달쯤 지났다. 10월 결선 무대까지는 갈 길이 멀지만, 서류 접수 마감은 26일이니 코앞이다. 한 달이 지났지만 내 몸매는 아직 모델 태가 잡히려면 멀었다. 마음이 바빠졌다. 서류 접수가 끝나면 1차 심사를 통해 합격자를 6월 중순쯤 추리고, 이들을 대상으로 슈퍼모델 교육이 시작된다. 교육기간은 한 달 정도로 모델의 자세·워킹·표현력 등을 강의를 통해 기른다. 이 기간을 거치며 또 탈락자가 생긴다. 생존을 위해 할 일은 아직 몸매 가꾸기밖에 없다는 결론이었다.

글=이정봉 기자 , 사진=김성룡 기자

옆구리살 확 빠지려면 탄수화물 줄여야

얼굴은 어쩔 수 없지만, 머리 모양과 허리 라인만 달라져도 스타일이 살아난다. 하지만 아직 갈길이 멀다. [협찬=커스텀멜로우(재킷, 바지), 헤지스(셔츠), 타미힐피거데님(스니커즈), 타미힐피거(허리띠), 네스트by유양희(헤어·메이크업)]

체중은 1.5㎏ 줄었다. 원래 비만형 체질은 아니었지만, 많이 줄지는 않았다. 처음 3주일간은 거의 매일 운동을 했지만, 다음 일주일 동안 거의 운동을 하지 못했다. 단백질 위주의 식단으로 도시락을 싸 챙겨다녔지만 가끔 있는 회식과 약속 자리가 문제였다.

김해균 트레이너는 “근육량은 유지하면서도 체지방량이 2%쯤 줄었기 때문에 긍정적이라고 할 수 있지만 체중 5㎏을 감량하려던 목표치에 가까이 가지 못했다”고 평했다. 그는 “계획을 수정해 근육질 몸매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루 팔굽혀펴기 100회, 스쿼트(앉았다 일어서는 동작)와 런지(다리를 앞뒤로 벌려 서서 굽혔다 펴는 동작) 100회, 윗몸일으키기 50회를 매일 하도록 지시했다. 근육이 어느 정도 붙은 사람들은 하루 운동을 했다면 하루 쉬는 게 원칙이지만, 근육량이 부족하다면 오히려 매일 운동을 하는 편이 낫다는 것이다.

전체적으로 체형을 보면 뱃살은 빠졌으나 옆구리살은 여전했다. 그래서 한눈에 봤을 때 날씬하다는 느낌을 주기 무리였다. 김 매니저는 “허리가 날렵해야 전체적인 균형이 잘 잡힌 것으로 보인다”며 “지방으로 바뀌는 탄수화물을 줄이고 단백질 위주로 섭취하라”고 했다.

이미지 메이킹은 여유+자유 ‘보보스’로

모든 모델에게는 타깃이 되는 이미지가 있다. 트레이너·디자이너 등과 상의한 결과 이미지는 ‘보보스(bobos)’ 컨셉트로 잡는 게 좋을 듯했다. ‘보보스’는 자유의 상징인 보헤미안(Bohemian)과 경제적 여유가 있는 계급인 부르주아(Bourgeois)의 합성어다. 경제적으로 여유로우면서도 물질주의에 빠지지 않고 자유롭고 저항적인 사람을 일컫는다. 서승연 디자이너는 “수영을 좋아하는 이들이 다이버 워치를 차는 것처럼 자신의 취미와 어울리는 액세서리를 구비하면 더 이미지가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보보스의 패션은 품위와 개성의 중간쯤에 있다. 그래서 정장에 운동화를 신거나 빈티지 셔츠에 고급 재킷을 입는 등 정형화된 것을 거부한다. 프로필 촬영을 위한 옷도 그렇게 마련했다. 하지만, 막상 촬영에 들어가자 몸이 굳고 식은땀이 흘렀다. 김수진 스타일리스트는 “평소 옷을 좋아하고 많이 입어봐야 좋은 옷을 입어도 멋이 난다”고 했다. 그러면서 두 명의 연예인 이야기를 했다. 한 명은 몸매가 아주 훌륭하나 옷을 좋아하지 않는 가수라서 옷을 입으면 어색한 티가 나고 다른 이는 통통해서 몸매가 결코 좋다고 할 수 없으나 예쁜 옷을 즐겨 찾아 어떤 스타일이든 자신만의 색깔로 소화한다는 거였다. 교육 기간 전까지 또 다른 숙제가 생겼다. 최대한 다양한 스타일의 옷을 입어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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