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21곳 대상 재무제표·공시 평가 … 회계 부정 상장사 884개 걸러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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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9면

한국회계학회는 100대 투명 회계 기업을 선정할 때 자체 개발한 회계 투명성 지표를 사용했다.

우선 1765개 상장기업 가운데 명백히 회계가 불투명하거나 적자 기업은 걸러냈다. 불성실 공시, 회계 부정, 횡령·배임 등을 저질렀거나 영업손익 결손, 3년 누적 영업 흐름 결손, 자본 잠식 등 결격 사유가 있는 기업은 아예 평가 대상에서 제외했다.

 이렇게 해서 추려낸 기업이 921개다. 회계 투명성은 좁게 해석하면 재무제표가 회계기준에 부합되도록 작성됐는지 여부로 한정된다. 하지만 한국회계학회는 회계 투명성을 넓게 해석했다. 재무제표뿐만 아니라 수시공시, 사업보고서 등 전체 공시로 평가 범위를 넓혔다.

 단순히 공시 여부만 확인한 것이 아니라 체크 리스트를 만들어 얼마나 투자자가 이해하기 쉽게 정보를 많이 담았는지를 분석했다. 예를 들어 사업보고서에는 감사 시간을 기재하도록 돼 있는데 어느 기업은 직급별 감사 시간을 넣었지만 다른 기업은 이런 자세한 정보를 담지 않았다. 또 공시를 정정하거나, 회계를 바꾸거나, 소송에 휘말려 있으면 감점을 받았다.

 이런 과정을 통해 100개 기업을 다시 추려냈다. 이들 기업을 대상으로 더욱 정밀하게 공시 사항을 점검했다. 공정거래위원회 공시사항(기업집단 현황, 대규모 내부거래 공시)을 위반하고 세무조사 등으로 벌금이 부과된 기업엔 감점을 줬다. 하지만 지속가능 경영 보고서를 제출한 기업과 IR을 자주 연 회사엔 점수를 더 줬다. 이렇게 해서 최종 순위를 정했다.

 김지홍 한국회계학회장(연세대 경영학과 교수)은 “회계 투명성을 이용자에게 높은 질의 회계 정보를 제공하는 것으로 정의했다”며 “사업보고서와 감사보고서의 재무 정보와 비재무 정보의 누락 여부, 충실도 등을 전반적으로 점검했다”고 말했다.

김창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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