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의 고수를 만나다] 메트라이프 박영호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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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세일즈, 보험 판매, 제약회사 영업 등. 경제활동의 ‘꽃’이라 할 수 있는 영업이 현실에선 찬밥신세가 되기 일쑤다. ‘남에게 부탁 하는 일’이라고 인식하는 이들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반면 영업을 즐기며 동반자, 성공파트너로 함께하는 이들도 있다. 고객에게 다양한 정보, 실질적인 혜택을 주며 성공의 길을 걷고 있는 영업의 달인을 만나봤다.

글=김정규 기자
사진=조영회 기자

박영호씨는 고객의 신뢰를 먹고 산다. 그의 고객은 그를 믿고 따른다. 그래서 그는 더 열심히 고객들을 위해 발로 뛴다. [조영회 기자]

오전 6시30분 기상. 8시 출근. 제일먼저 신문과 인터넷을 통해 그날 뉴스를 챙긴다. 하루 일과를 마치고 이르면 저녁 7시쯤 퇴근해 7살 난 아들에게 동화책을 읽어주고, 이어 가족과 시간을 보낸다.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평범히 부지런한’ 한 집안의 가장의 이야기 같다. 영업을 하는 사람의 일상이라고 하기엔 오히려 부족함까지 느껴질 정도다.

 하지만 10여 년 전부터 억대 연봉을 받아온 박영호(39)씨의 일상이다. 그는 술을 거의 마시지 않는다. 남들이 흔히 하는 친목회도 하지 않는다. 그런 그가 영업의 달인으로 불린다. 성실함과 고객의 입장에 서는 것이 유일한 무기다. 이 무기로 보험업계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

어머니 때문에 보험을 시작하다

그가 보험영업을 하게 된 계기는 남다르다. 2000년대 초반. 어머니가 암 진단을 받고 세상을 떠나면서다. 어머니의 오랜 투병에 넉넉했던 형편은 차츰 기울기 시작했다. 보험을 3개나 들었지만 보상도 제대로 받지 못했다. 지인의 부탁에 못 이겨 ‘싼 걸로 가입해 달라’고 한 것이 화근이 된 것이다

 7년간 중견 기업 연구원으로 있던 그는 사람들이 제대로 ‘혜택’을 볼 수 있게 해야겠다는 오기가 생겼다. 고객들이 보험의 필요성을 느끼고, 알게 해야겠다는 생각이었다. 억지로 아무 상품에 계약한 사람들을 보면 아쉽고, 안타까운 마음까지 든다고 했다.

보험은 안전을 위한 설계다

그는 보험을 들기 위해선 자신들이 먼저 많은 생각을 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제일먼저 위험설계, 다음이 투자설계다. 어머니는 위험설계를 제대로 하지 않아 가족들이 어려움을 겪은 것이란다. 위험설계가 안 돼 있는 상태에서 투자설계를 하는 것은 ‘사상누각’, 무의미하다고 강조했다.

 직업·연령·성별 등 모든 것을 감안, 종신보험과 손해보험, 운전자 보험 등을 상호 보완시켜 고객들이 최대한 손해를 보지 않도록 다양한 각도로 설계한다. 여유 있는 샐러리맨이나 자영업자에게는 절세할 수 있는 금융, 대출상품을 소개해 준다.

 “가끔 형편이 어려운 가정에서 아이들을 위한 보험을 드는데 정말 잘못 생각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어려울수록 가장에게 보험을 드는 것이 현명한 것”이라고 충고했다.

 그는 또 “공무원을 부러워하는 것이 정년보장 때문도 있지만 노후 연금이 큰 몫을 차지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하지만 연금보험을 잘 설계하면 부러울 것이 없다고 한다. 연금상품은 모두 복리기 때문에 공무원만큼 연금을 받을 수 있게 설계할 수 있단다. 그래서 고객들을 만나면 나이를 불문하고 은퇴설계 설명을 해준다.

고객을 위해 회사를 옮기다

그는 지난해 8월 메트라이프생명으로 회사를 옮겼다. 새로 만들어지는 보험상품이 이전 상품들보다 소비자에게 더 부담을 주는 시스템으로 바뀌면서다. 회사에 항의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사실 상품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주지 않으면 소비자들은 모르고 계속 계약이 이어질 수도 있다.

처음에는 소비자들에게 큰 손해는 아닐 수도 있어 그냥 모른 체 할까 하는 생각도 조금은 들었다. 자신이 회사에서 받는 혜택도 무시할 순 없었다. 하지만 당장의 이익이 그의 양심을 이기진 못했다.

 회사를 옮기면서 손해를 감수해야 했다. 큰 금전적 손실을 봤지만, 후회하지 않는다. 회사의 상품과 자신의 철학이 맞기 때문이다. 옮기기 직전 다른 회사에서는 이전 실적을 전부 인정하고 스카웃하겠다는 제의도 있었다. 연간 2억원에 가까운 금전적 손실을 보전해 주겠다고 했지만 이 조차도 자신의 철학과는 바꿀 수 없었다. 박씨는 지금도 이전 회사에 가입한 고객들이 최대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친절히 상담해준다.

고객을 먼저 생각한다

그는 2004년부터 ‘영호생각’이란 자신이 만든 소식지를 고객들에게 보내고 있다. 고객들의 작은 경조사부터 개업, 재테크 정보 등이 담긴 자료다. 가끔씩 자그마한 선물도 함께 보낸다. 고객들에게 해주고 싶은 게 많단다.

 덕분에 회사에서 그는 ‘최고의 인재’다. 이전에 다니던 회사에서는 420주 동안 ‘3W’를 달성했다. 일주일에 3건 이상 계약하는 것을 420주 동안 이어왔다는 얘기다.

 지난해 8월 이곳으로 옮겨 18일 현재 42주간 3W를 계속 이어가고 있다. 한 주도 빠지지 않았다. 그는 후배들에게 조언한다. “고객의 입장에서, 끊임없이 정직하자.”

▶연락처=010-5571-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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