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번 떨어져도 다시 도전 … 국제기구 ‘벽’ 뚫은 여성 3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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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수희 보건복지부 장관(왼쪽에서 셋째)이 18일 스위스 제네바 세계보건기구(WHO) 앞 마당에서 국제기구 입성에 성공한 한국인 여성3인방을 격려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진아ILO 인사담당관, 박문주 WHO 전문위원, 진 장관, 주영애 WHO 전문위원. [복지부 제공]


지난 18일 스위스 제네바 세계보건기구(WHO)의 국제본부. 총회 연설을 마친 진수희 보건복지부 장관은 WHO 박문주(38) 풍토병 전문위원과 주영애(34) 전문위원, 국제노동기구(ILO) 이진아(36) 인사담당관을 만났다. 진 장관은 “쟁쟁한 경쟁을 뚫고 여기까지 온 여러분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국제기구 근무는 요즘 대학생들이 선호하는 진로다. 하지만 진 장관의 말처럼 쉽지 않은 길이다. 특히 박 위원이 WHO 입사기는 ‘인간 승리’에 가까웠다. 101전 1승. 101번째 도전해 성공한 것이다.

 그는 부산대 분자생물학과를 졸업한 뒤 이탈리아 밀라노의 보코니대에서 경영학석사(MBA)를 마쳤다. 이후 이탈리아 개인병원에서 약품관리 업무를 하다 국제기구에서 소외된 사람들을 위해 일하겠다는 꿈이 되살아났고, 2002년 도전을 시작했다. 세계무역기구(WTO) 등 거의 모든 국제기구의 문을 잇따라 두드렸다. 하지만 100번째까지 헛수고였다.

 박 위원은 “열정만으로는 안 된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다시 길을 잡았다. 영국 요크대 보건경제학 석사과정에 입학했다. 이 덕분에 2006년 WHO에서 합격 통보를 받게 됐다. 박 위원은 “어느 대학을 나왔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미국·영국 대학에서 전문 분야와 관련한 석사를 따면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 담당관과 주 위원은 외교통상부의 JPO(Junior Professional Officer·국제기구 초급전문가) 시험에 합격해 각각 2001년과 2003년 ILO, WHO에 들어왔다. 이 담당관은 “한국의 국제기구 분담금만큼 직원은 많지 않아 유엔에서 ‘과소대표’국가로 분류되고 있어 지금이 입사 적기”라고 말했다. 주 위원은 아리랑TV 기자를 하다 JPO에 합격했고 지금은 결핵 퇴치 분야에서 일한다. 그는 “다양한 경험이 입사에 도움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제네바=신성식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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