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기업 특집] 경제발전 주도세력으로 부상 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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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기업의 열풍이 거세다. 디지털시대의 총아로 자리잡은 벤처기업이 국내 경제계에 미치는 영향력은 가히 메가톤급이다. 벤처기업은 젊은이들의 미래 꿈을 실현시켜 줄 상징으로 떠오르고 있다. 또한 나이와 학력, 전공, 출신을 무시하고 능력과 그에 상응하는 대우를 해준다는 점에서 종래의 기업문화와 여타 조직에 새로운 모델을 제시해주고 있다.

그런가 하면 버블이 심하다는 지적과 그에 따른 부작용, 후유증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초기단계에 있는 벤처기업이 앞으로 어떻게 틀을 잡아 나갈지는 좀 더 두고봐야 겠지만 정보화시대에 발맞춰 갈수록 비중이 커질 것이라는데는 이견이 없다. 이같은 배경에서 국내 벤처업계 최근 동향을 시리즈로 엮어 본다.[편집자]

대기업에 비해 경영성과가 우수하고 기술잠재력과 시장성장성이 뛰어난 것으로 평가를 받고 있는 벤처기업이 IMF이후 국내 경제발전에서 대기업에 못지 않은 주도세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당초 벤처(Venture)기업이란 새로운 기술력과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토대로 큰자본없이 사업을 전개하는 기업으로 정의되고 있다.

벤처란 사전적인 의미로 ''모험''이나 ''위험을 무릅쓴다''는 뜻으로 사용되고 있다. 즉 벤처기업은 위험을 무릅쓰고 사업을 전개하는 기업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터무니없는 모험을 시도하는 기업은 벤처기업으로 분류되지 않는다.

대부분 벤처기업들은 우선 유망한 기술력과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중요한 토대로 한다는 점에서 일반 기업은 물론 중소기업과 크게 구분된다.

국내에서는 1974년 벤처자본을 토대로 도입된이후 80년대 초반부터 벤처기업이란 개념이 구체화 됐으며 일반적인 중소기업과 차이점은 실패의 위험성을 감수하면서 지금까지 없었던 신기술과 아이디어를 사업화한 점을 들 수 있다.

벤처기업의 특징은 우선 매출증가율과 경상이익률, 수출증가율, 고용증가율에서 일반 중소기업이나 대기업 보다는 월등한 경영성과를 보이고 있다.

또 R&D 투자비와 기술인력 비중이 월등이 높아 기술집약적인 기업전략을 보여주고 있으며 고부가가치 분야로의 진출도 활발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국내에서는 휴대폰을 비롯한 각종 이동통신 이용인구와 인터넷 사용인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정보통신 및 정보기술(IT) 분야를 중심으로 벤처기업들이 급증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정보통신부 집계에 따르면 정보통신 중소.벤처기업은 전체 정보통신기섭 1만8백여개중 98%인 1만6백여개에 달하면서 기존 사업을 보완하는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특히 이들 기업가운데 2.5%인 252개 유망 정보통신기업들의 매출액은 98년 2조5천억원에서 작년에는 4조9천억원에 달한 점을 볼때 향후 성장은 예측하기 조차 어려울 정도로 급속히 성장하고 있다.

그동안 국내 벤처기업들은 자금확보와 해외시장개척 등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 그러나 작년에 증시열풍이 몰아닥친데다 벤처기업들 가운데 일부 업체가 급부상하면서 벤처기업에 투자하겠다는 창업투자회사와 엔젤투자가, 일반투자가들이 줄을 잇고있다.

또 정부 역시 종전의 금융지원보다는 투자위주로 자금을 지원해 어느때보다도 기술력과 아이디어만 좋다면 자금확보는 문제가 거의 없어진 것이 현실이다.

중소 및 벤처기업들에 투자하려는 벤처캐피탈시장이 급속히 성장되고 있으며 이미 성공을 거둔 벤처기업들은 물론 대기업, 통신사업체, 일반기업들도 벤처투자 열풍이 확산되고 있다.

중소기업청의 조사결과를 보면 국내 엔젤투자가 가운데 70% 이상이 99년부터 투자를 한 점도 이를 잘 설명해 주고 있다.

이같은 열풍을 통해 일부 업체들은 인터넷 공모를 통해 순식간에 수억원을 쉽게 공모를 하는가 하면 투자전망이 불투명한 업체들도 이를 이용해 일반투자가들로부터 자금을 받아 나중에서는 후유증까지 걱정해야 할 형편이 됐다.

이와 함께 벤처기업이 풀어야할 국제경쟁력 확보는 시급한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국내에서만 안주할 경우 더 이상 발전을 기대할 수 없기 때문에 해외시장을 공략하지 않고는 더 이상 생존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이같은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노력이 올해부터 더욱 가시화될 전망이다. 이미 상당수 업체들은 코스닥상장이나 투자가확보 등을 통해 상당액의 투자액을 확보해 놓았기 때문에 해외시장 진출이 종전보다 더욱 활기를 띨 전망이다.

글로벌화 추세에서 메이드 인 코리아 제품은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 따라서 이미 자금을 확보한 업체들은 실리콘밸리 등으로 진출해 이 곳을 거점으로 세계시장 공략을 한다는 전략을 세워놓고 있다. 정부 역시 이 방향으로 적극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벤처기업 열풍은 국내 기업의 질서를 파괴하고 있다. 그동안 유수 그룹에 몰렸던 인재들이 대기업보다는 자신에서 우리사주나 스탁옵션을 통해 이익을 주고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벤처를 선호하고 있다.

기존 대기업내 적지 않은 직원들이 IMF를 겪으면서 평생직장이라는 신화가 깨진데다 새로운 도전을 찾아 벤처기업으로 대거 옮기고 있다. 과거 산업혁명 당시 농업인구가 공장지역으로 옮겼듯이 이번에는 산업화에서 정보화로 다시 옮기고 있는 것이다.

물론 벤처기업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 일부 벤처업체들이 회사의 매출액보다는 주식공개나 증자 등을 통해 떼돈을 벌면서 사회적으로 빈부의 격차가 더욱 심해지고 중산층은 더욱 허탈해 하고 있다.

아울러 벤처에서 번 돈으로 기업과는 전혀 다른 분야에 종전 재벌처럼 문어발식으로 확장을 하거나 단순히 돈을 벌기위해 벤처기업에 투자를 하는 등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1세기 지식기반의 정보화 사회를 맞이하면서 벤처기업은 개인도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기술력을 갖고 있으면 성공할 수 있는 ''벤처드림''을 주고있어 향후 벤처기업은 한국경제의 새로운 축이 될 것이라는데 아무도 이의를 달지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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