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체설계 통신위성 띄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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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위성 자력개발의 시대가 열렸다. 한국항공우주연구소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 등과 함께 오는 4월부터 통신위성 개발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이번 통신위성 개발은 지난해 말 관측위성(아리랑 1호) 발사에 이어 한국의 상용위성 개발이 본궤도에 접어들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새 통신위성은 기존 무궁화 위성과 같이 국제전화와 위성방송.인터넷 통신용으로 쓰일 예정이다.

항공우주연구소 최성봉 박사는 "새 통신위성은 기존 외국 모델을 따르지 않고 자체 개념 설계에 따라 개발할 것" 이라고 말했다. 이 위성 개발은 아리랑 1호에서 얻은 노하우가 상당부분 그대로 적용된다.

새 통신 위성은 고도 3만6천㎞의 정지궤도에 발사된다. 국제통신연맹으로부터 배당받은 자리는 인도네시아(경도 116도) 상공이다.

위성이 한반도 동쪽에 위치할 경우 일식(日蝕) 등의 현상으로 프라임타임(오후 9시~12시) 대에 통신 중계에 차질을 빚을 수 있기 때문에 서쪽 상공을 잡은 것이다.

항공우주연구소 유장수 선임연구부장은 "러시아나 이스라엘 등과 함께 개발해 성과를 개발국이 나눠 가짐으로써 비용도 줄이고 기술도 보완하는 형식을 띠게 될 것" 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2005년 발사 예정인 이 위성개발에 모두 1천5백70억원 가량을 투입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위성 모델 개발비를 제외한 제작.발사.운용 비용은 약 8백억원으로 이는 국제시장에 내놔도 경쟁이 가능한 수준이다.

새 통신위성은 중형이면서도 민.군 겸용을 목표로 한 것이 특징. 무게 3t이 넘는 대형 위성인 무궁화 3호와는 달리 2t 안팎이면서 민간과 군이 함께 이용하도록 설계된다.

崔박사는 "중형이 국제시장에서 충분히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며 "그러나 민.군이 같이 사용하는 부분은 기술적으로 해결하기가 까다로워 심사숙고를 거듭하고 있다" 고 말했다.

중형 통신위성의 경우 중계기가 10~20개 정도로 많지 않아 적정 이용률(80%) 을 확보할 가능성이 그 만큼 크다.

대형 통신위성인 무궁화 3호의 경우 막대한 구매.발사 비용(2억달러 추정) 에도 불구하고 현재 33개의 중계기 중 실제 사용되는 것은 20개도 못미치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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