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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바루기] 봉우리/봉오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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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9면

요즘 인기리에 방영 중인 한 드라마 속 여주인공의 이름은 ‘우리’다. 성이 봉씨이니 ‘봉우리’가 된다. 꽃처럼 아름다운 여주인공을 떠올리면 자연스레 작가가 ‘꽃봉우리’에서 이름을 따온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보게도 된다.

 이처럼 ‘봉우리’ 또는 ‘봉오리’가 나오면 어느 것을 써야 할지 헷갈린다. ‘봉우리’는 산에서 뾰족하게 높이 솟은 부분을 가리키며, ‘산봉우리’와 같은 의미를 지니고 있다. ‘봉오리’는 망울만 맺히고 아직 피지 않은 꽃을 뜻하며, ‘꽃봉오리’와 같은 의미다.

 따라서 ‘꽃봉우리’는 ‘꽃봉오리’가 맞는 말이다. “한나절이 꼬박 걸린 끝에 산봉오리에 올랐다” “봄이 만연해 꽃봉우리가 터질 듯 부풀어 올랐다”는 문장에서는 ‘산봉오리’ ‘꽃봉우리’를 각각 ‘산봉우리’ ‘꽃봉오리’로 고쳐야 한다.

 ‘봉오리’는 “이 나라를 이끌어 갈 꽃봉오리들”에서와 같이 희망에 가득 차고 장래가 기대되는 젊은 세대를 비유적으로 이르기도 한다.

 드라마 속 여주인공의 오빠 이름은 ‘봉마루’인데, ‘마루’는 등성이를 이루는 산꼭대기를 뜻한다. ‘봉우리’와 ‘봉마루’ 모두 작가가 산을 연상하며 지은 이름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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