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교육 아이셀파 중등 칼럼 ① ‘거북이 공부법’이 필요할 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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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토끼와 거북이’ 우화를 패러디한 만화를 보게 됐습니다. 이 만화 속 거북이는 출발 총성이 울리자 주변을 살핍니다. 그러더니 자신의 머리와 팔, 다리를 단단한 등껍질 안에 숨기고 산 아래 결승점을 향해 빠르게 구르기 시작합니다. 물론 거북이는 토끼보다 빠르게 결승점을 통과해 우승했죠. 걸음걸이가 느린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는 거북이의 지혜로움에 대한 감동의 여운이 계속해서 남는 만화였죠.

 학생 중에도 토끼형과 거북이형이 있을 것입니다. 토끼형 친구들은 탁월한 암기력과 순발력으로 짧은 시간에 많은 내용을 습득해 좋은 성적을 받을 것이고, 거북이형 친구들은 습득 속도와 순발력이 좋지않아 답답하기만 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토끼형 학생만 공부를 잘 할 수 있을까요.

 초등학교 공부는 토끼형 같은 급한 공부로도 원하는 점수를 받는 것이 가능합니다. 시험 범위가 작고 난이도가 중·고등학교에 비해 낮아서 벼락치기로도 상위권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중학교 공부는 초등학교 공부를 통해 다져진 기반 위에 위용스러운 탑을 쌓아 올리는 것입니다. 기반이 흔들리면 높은 탑을 쌓을 수 없고, 탑의 첫 단이 너무 좁으면 그 위에 윗단을 높이 올릴 수 없습니다.

 초등학교 때까지 급한 공부로 좋은 성적을 올렸다면, 이젠 느린 공부를 시작해야 할 때입니다. 중학교 시기에는 빠른 공부로 성적 향상만을 쫓을 것이 아니라 느린 공부로 공부력을 길러야 하지요.

 느린 공부는 단순히 공부 속도를 천천히 하라는 것이 아닙니다. 토끼는 거북이를 경쟁상대로 생각하고 내달렸지만, 거북이는 느린 걸음 사이에 숨겨진 여백들을 창의성과 자신감으로 채웠습니다. 결승점을 목표로 자신의 강점과 주변을 보는 눈이 있었기에 무한 창의력과 경쟁력을 기를 수 있었던 것이지요.

 실력에 맞지 않은 선행으로 공부에 대한 두려움을 키우기보다 지금 배우는 내용이 무엇이고, 왜 배우는 것이며, 어떻게 다른 곳에 활용할 수 있는지 다각도에서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져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새로운 것을 배우는 즐거움과 호기심을 키워 공부의 즐거움을 알게 됩니다.

 토끼처럼 달리기만 하다 보면 넘어지거나 패배했을 때 좌절을 딛고 일어나는 방법을 몰라 그 자리에 주저앉을 수밖에 없습니다. 반면 거북이형의 학생은 주변을둘러보고, 자신의 약점과 강점을 분석하면서 자신이 세운 목표에 도달하는 창의적방법을 찾아낼 수 있죠. 이렇게 스스로 느낀 자신감은 점수를 얻는 것에 목표를 두지 않고, 배우고 알아가는 것에 재미를 느끼게 해줘 더 넓은 시야와 목표를 갖게 해줄 것입니다.

 그렇다면 거북이 공부법은 구체적으로 무엇일까요. 다음 칼럼을 기대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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