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스타 K2’ 출신 김지수, 자작곡 담은 데뷔 앨범 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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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수는 우리 시대 대표적인 ‘보통 영웅’이다. 지난해 방영된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 K2’에서 지원자 130만 명 가운데 톱6에 들면서 깜짝 스타로 떠올랐다. 그가 이제 가수로 새 출발한다. [조문규 기자]

당신은 이 남자를 어느 거리에서 마주쳤을 수 있다. 그곳은 불 꺼진 공원일 수도, 적막한 버스 터미널일 수도 있다. 기타 하나 달랑 메고 거리에서 홀로 노래하던 이 남자, 당신은 혹 본 적이 있으신지.

 물론 당신은 이 남자를 알고 있을 게다. ‘거리 뮤지션’이었던 그를 모른다 해도 상관 없다.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 K2’에서 독특한 음색을 선보였던 이 남자, 김지수(21)를 당신은 분명 본 적이 있을 게다.

 김지수가 17일 데뷔 앨범을 발표했다. 지난해 방영된 ‘슈퍼스타 K2’에서 톱6에 오른 지 8개월 만이다. 그 8개월 새 그의 인생은 완전히 뒤집혔다. 거리에서 노래하던 무명 뮤지션에서 ‘예비 스타’로 성장했다.

 “가장 많이 바뀐 건 제 외모에요. 오디션 방송이 끝난 뒤 17㎏을 뺐어요. 사람들이 저를 알아보고 또 TV 출연도 해야 되니까 외모 관리는 필수죠. 예전엔 참 제가 봐도 한심한 겉모습이었는데…. 으하하하.”

 그는 가진 게 없는 청춘이었다. 괜한 말이 아니라, 진짜 그랬다. 어릴 적 부모님이 갈라섰고, 그 때문에 가난하고 외로운 청소년기를 보냈다. 그런 그가 올곧게 자랄 수 있었던 건 “순전히 음악 덕분”이다. 그는 아르바이트를 하다가도 일이 끝나면 곧장 기타를 둘러메고 거리 무대에 섰다. “내 안에서 나오는 노래 소리가 나를 위로했고, 내 노래를 사람들이 좋아해주는 모습도 너무 좋았기 때문”이란다.

 그래서 도전한 ‘슈퍼스타 K2’. 그의 등장은 프로그램 전체의 음악적 수준을 끌어올렸을 정도로 신선했다. 거리에서 줄곧 음악을 익혔던 그는 수준 높은 기타 솜씨와 독특한 음색으로 심사위원과 대중을 압도했다. 비록 톱6에서 질주는 멈추었지만, 가수로서의 그의 성장 가능성을 의심하는 이들은 드물었다.

 그 첫 결과물이 이번 데뷔 앨범이다. 모두 6곡이 수록된 자그마한 앨범엔 김지수 특유의 포크 리듬이 인상적인 곡들이 소담스레 담겼다. 싱어 송라이터 지망생답게 자작곡도 포함됐다. ‘금방 사랑에 빠지다’라는 상큼한 노래다. 그는 “가수로 데뷔하면서 만나는 사람들이 모두 사랑스럽게 여겨져 그 얘기를 노래로 풀어냈다”고 했다.

 갓 데뷔 앨범을 냈지만, 이미 1만여 명이 가입된 팬클럽이 있을 정도로 인기가 두텁다. 하지만 그도 안다. 지금까지는 ‘슈퍼스타 K2’의 짙은 후광에 떠밀려 왔다는 것을. 그래서 “앨범을 내고 나니 두려움 반 설렘 반”이라고 말한다. “싱어 송라이터로 꾸준히 성장해 수십 년이 지나도 사람들에게 기억될 명품 노래를 부르는 게 꿈”이라고 했다.

글=정강현 기자
사진=조문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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