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전자상거래 수익성 실망

중앙일보

입력

미국 인터넷 상거래 회사들이 대부분 적자경영을 면치 못함에 따라 최근 월가에서 이들 주식이 외면당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아마존 닷 컴이나 이토이스 같은 수익성 개선 기대가 어려운 인터넷 상거래 회사들에 대해 인내심을 잃어가고 있으며 증권 분석가들도 이익이 실현되기 전에는 투자를 삼가도록 권유하고 있다.

인터넷 상거래 회사 주식 인기하락은 몇달전까지만 해도 이들 회사의 수익성 여부에는 상관하지 않고 돈을 마구 투자하던 때에 비하면 격세지감을 느끼게 한다.

서적 온라인 판매회사인 아마존 닷 컴의 주식은 올해 1.4분기 손실이 예상보다클 것이라는 발표가 나온뒤 주가가 피크였던 지난해 12월의 113달러에서 40% 이상 떨어졌다.

온라인 백화점인 밸류 아메리카는 광고에 엄청난 돈을 쏟아 부었으나 출혈이 계속되고 있어 지난해 12월 직원 6백여명을 반으로 줄이고 거래 상품도 대폭 감축하기로 결정했다. 주가는 지난해 4월 50달러에까지 이르렀으나 이제 5달러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밖에도 장난감을 취급하는 이토이스, 음반 판매업체 시디나우(CDNOW), 소프트웨어 업체 비욘드 닷 컴등 대부분의 전자 상거래 업체들은 지난 몇달 사이 주가가 60% 이상 폭락했다.

인터넷 상거래 업체 주식은 인터넷 상거래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기 시작하던 98년말 연휴때부터 갑자기 뛰어 오르기 시작해 이들 업체들이 한푼도 이익이 나지 않던 99년 대부분 계속 상승세를 구가했다.

투자자들은 이익을 내지 못하는 것은 사업 초기 단계에서 사업기반 확립을 위해 많은 투자가 필요하기 때문이며 결국은 이익을 낼 것이라고 기대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제는 인터넷 상거래 업체들이 계속 적자를 내면서도 지탱해 나갈 수 있는지 투자자들이 경계적인 태도로 돌아섰다.

인터넷 거래 업체들은 무료배달과 염가판매가 수익성 제고에 큰 문제가 되고 있다. 광고비에 수백만달러씩 퍼붓고 있으며 연간 매출액을 모두 광고에 소비하는 경우도 있다. 더욱이 한개 인터넷 상거래 전문회사에 의한 독주의 시대도 잠시였을 뿐 인터넷상거래의 경쟁도 점점 심해지고 있다.

예컨대 월마트나 시어스 같은 대형 백화점들도 대대적인 인터넷 판매 계획에 나섰다. 인터넷 상거래만 전문으로 하는 업체들이 언제 이익을 낼 것인지 불투명한 실정에서 주식 전문가들은 당분간은 인터넷 업체 주식 대신 다른 주식에 투자하도록 권유하고 있다.

다만 인터넷 경매 사이트인 이베이나 인터넷에 뉴스나 정보를 제공하고 인터넷 관문 역할을 하는 인터넷 서비서 업체인 야후!, 인터넷 소프트 웨어나 인터넷 시스템을 제공하는 업체 등 수익성이 있는 업체들은 예외로 인정되고 있다.

결국 인터넷 상거래 업체들이 살아남으려면 수익성제고 밖에 없다는 지적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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